가톨릭 수도자들이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축성 생활의 행복’을 노래했다.

주일인 21일 서울대교구 내에서 활동하는 34개 수도회 수도자들이 ‘수도회 큰잔치- 좋기도 좋을시고’를 통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수도회 활동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이날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각 수도회가 만든 먹거리도 나누고, 수녀가 그려주는 페이스 페인팅에 참여하며, 이들을 통해 주님과 깊이 함께하는 삶의 기쁨을 새삼 느꼈다. 어린이들은 실물 크기 예수님 그림 옆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수도자들이 만든 천연 제품도 구매했다. 각기 다른 사도직과 영성 안에 사는 수도 생활을 전해 듣고, 전 세계에서 하는 다양한 선교 활동도 익혔다.

수녀들이 성당 마당을 무대 삼아 성가를 함께 부르고, 율동을 선보이는 동안 신자들은 아름다운 선율과 동작에 빠지며 박수로 화답했다. 수도자들도 아이들에게 수도복을 입혀주고, 기도 음악을 들려주며 행복해했다. 모두가 수도자들의 축성된 생활의 기쁜 단면을 체험한 것이다.

‘수도회 큰잔치’는 교구와 지역 내 수도회가 협력해 그야말로 가톨릭 교회에만 존재하는 축성 생활의 기쁨을 나눈 장이었다. 하느님 부르심에 늘 기꺼이 응답하며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삶은 분명 교회 전체에 거룩한 성소의 의미를 심어주고, 공동체 정신과 영성의 가치를 일깨운다. ‘수도회 큰잔치’는 성소가 사제, 수도자에 국한된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 모두가 하느님 부르심 안에 살고 있음을 일러줬다.

교회는 수도자들의 삶을 보며 하느님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주님 앞에 순명’하는 삶에 대한 고찰이 요구된다. 그리스도를 따르며 사랑을 살아야 하는 우리는 모두 ‘축성 생활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