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이 5월 16일 주교현장체험의 일환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삼척을 방문했다.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는 2100㎿급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로 올해 10월과 내년 4월에 1·2호기가 순차적으로 준공된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를 비롯한 주교들은 발전소 건설 현장과 인근을 둘러보고 망가진 산과 바다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주교들은 또 가동을 시작하면 매년 13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내연기관차 500만 대가 뿜어내는 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설명에, 신규 발전소 건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늘날 세계는 기후위기라는 인류 공동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탄소중립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별로 경제적 실리를 따지는 탓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지만 기후위기의 원인인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이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도 의아할 정도로 환경 및 경제 정책에서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지난해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5만 명의 서명을 얻어 탈석탄법 제정을 국회에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응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름다운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는 일에는 너나없이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해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없이 탄소중립 노력은 무의미하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도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 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무책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