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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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우 신부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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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이혜은 앵커
○ 출연 : 강현우 신부 /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서울대교구 총무


[앵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시작된 지 벌써 두 달 남짓 되었습니다. 그 사이 불교와 개신교계 인사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나섰는데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서울대교구 총무를 맡고 있는 강현우 신부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신부님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 이번주에는 의정부에서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렸던데요. 전국을 돌며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월요시국기도회’ 취지부터 들었으면 합니다.

▶ 우리는 친일, 매국,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상황이 너무 절체절명의 비상한 때라고 생각을 해서 뜻을 모아서 여럿이 함께 기도하기 위해서 매주 월요일 시국미사를 거행하고 있는데요. 1년 전만 해도 멀쩡했던 나라가 외교, 안보, 경제, 민생, 부동산, 복지 등 모든 면에서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고 여겨져서 사제 양심상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이죠. 그런 만큼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는 자리라서 그러한 권한을 허락하는 것인데, 성경이 목자라고 불렀던 하느님의 일꾼이 바로 그러한 모범이고 대통령도 그러한 자리여야 하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선서는 바로 이러한 취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하나부터 열까지 만인 앞에서 맹세했던 바를 모조리 배신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던 사람들을 이태원 참사에서 죽게 만들었고 양곡관리법을 거부함으로써 농민들을 무시했고 또 작년 이맘 때 노조는 북핵보다 위험하다라는 발언으로 노동자를 적대시함으로써 이번에 양회동 노동자도 돌아가셨고, 게다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천하지대본 인, 우리 농민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품어주는 자애를 기대했지만 너무나도 뜻밖이었고 오히려 그가 모시고, 살리려고 하는 대상은 안에서는 1의 부자와 대기업, 밖으로는 오히려 미국과 일본 뿐인 듯 보입니다. 이렇게 강한 자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한 자들에게는 한없이 비정한 사건을 온 국제사회가 비웃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과 관련된 문제도 다 그렇죠.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저 누군지 뭔지 모를 그 국익을 더 우선시하고 있으니 도무지 참회는커녕 개선될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고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이게 반복되고 나서 나쁜 일들이 벌어질 게 명약관화하니 이제 대통령에게 우리는 퇴진을 명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 천주교 뿐아니라 불교와 개신교계 인사들까지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나섰는데요. 종교계 시국선언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참여하고 있는 신자들과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종교인들의 투신이 참 큰 몫을 해왔죠. 사실 대학생들과 종교인들이 나선다는 것은 정말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제대로 못하니 우리라도 나설 수밖에 없겠죠. 분명 종교인들이 한마음이 돼서 의로운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파급력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신자분들과 시민사회분들, 일단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니 후련하고 갈증이 풀리게 되었다고 하시고 또 나서기 힘든 일에 먼저 우리가 나서주니 너무 고맙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리고 시시각각 터지는 문제들을 매주 시의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 성명서를 굉장히 좋아해 주셔서 여기저기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해서 많이 알려지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종교인들이 시국선언을 한다고 해서 대통령과 현 정권이 과연 바뀔까, 반신반의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런 분들에겐 어떤 말씀을 드리고 싶으세요? 

▶물론 윤 대통령과 지금 정권이 제발로 내려올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주인은 우리입니다. 주인이 해야죠. 세들어 살던 이가 어지럽히고 간 집을 청소할 사람은 오직 주인뿐입니다. 그동안 동네 논밭 다 떠내려가게 생겼을 때 물불 가리지 않고 뛰쳐나가던 사람들이 결국 나라를 살리고 지켜왔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해야 합니다. 공정과 상식, 외교 안보, 경제 복지 모든 가치를 무너뜨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는 점점 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이 모든 것들은 우리 모두에게 결국 고통과 불행으로 닥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멀쩡하던 나라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시국미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계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또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지, 그리고 시국미사는 언제까지 계속되는지 알고 싶군요. 

▶ 정치 이야기, 정치 이야기하시는데 소위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하느님의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교종 프란치스코께서 권고 ‘복음의 기쁨’ 184항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누구도 종교를 개인의 내밀한 영역으로 가두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종교는 국가 사회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말라고. 국가 사회 제도의 안녕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지 말라고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셨고,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사목자들은 더 나은 세계 건설에 진력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사제는 십자가의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실의 십자가를 외면해서는 안 되고 사제가 이 주님의 사랑에 붙들려 십자가를 마주 대할 때 십자가는 하늘의 뜻을 실어나르는 멍에가 될 수 있다고, 그 십자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이제 시국미사는 다음 주 한 주 쉬고요. 6월 첫째 주 인천교구 주안1동 성당이 다음 순서를 이어받고요. 8월 15일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 지금까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서울대교구 총무를 맡고 계신 강현우 신부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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