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1년, 전주교구 초남이 성지에서 세 순교복자의 유해가 발굴됐죠.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신유박해 순교자 윤지헌의 유해였는데요.
복자들이 나고 자랐던 고향 ‘진산’에 새 성전이 봉헌되면서 복자들의 유해 일부도 이곳에 안치됐습니다.
순교 후 232년 만에 이뤄진 복자들의 귀향길을 김형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대전교구 원로 사제들이 순교복자들의 유해를 모신 가마를 지고 성전으로 들어섭니다.
진산성지 전담 김용덕 신부가 유해가 담긴 성광을 교구장 김종수 주교에게 전합니다.
한국의 첫 순교자 복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신유박해 순교자 윤지헌의 유해가 마침내 제단 유리관 속에 모셔집니다.
복자들이 순교한 지 23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순간입니다.
<김종수 주교 / 대전교구장>
“이제 그분들의 고향인 이곳에 순교복자들의 유해를 모시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입니다.”
세 복자들이 나고 자라며 신앙을 키워갔던 충남 금산군 진산면.
대전교구는 이곳 진산성지에 새 성전을 짓고 지난 27일 성전 봉헌식을 거행했습니다.
봉헌식에 맞춰 2021년 전주교구 초남이 성지에서 발굴됐던 세 복자의 유해 일부가 안치된 겁니다.
봉헌식을 주례한 김종수 주교는 새 성전이 복자들의 신앙을 묵상하고 전수하는 공간이 되길 소망했습니다.
<김종수 주교 / 대전교구장>
“많은 분들이 순교복자들의 신앙을 바라보며 영원한 참생명이 정말 어디에 있는지 다시 깊은 영감을 받고 또 이 신앙을 자녀들에게 전수하는 거룩한 책임을 가질 수 있길 기도합니다.”
세 복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모신 전주교구는 복자들의 유해를 진산성지에 기꺼이 분배했습니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새 성전 봉헌을 축하하며 특히 첫 순교자들에 대한 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선태 주교 / 전주교구장>
”첫 순교자들은 어느 특정 교구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신앙 유산입니다. 따라서 저는 첫 순교자에 대한 신심이 더욱 더 확산되고 깊어지길 빕니다.“
산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새 성전 야외에는 복자들을 기억하는 순교자상이 들어섰습니다.
장태산을 넘어 새 성전으로 통하는 순례길도 조성을 마쳐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남상옥 안드레아 / 순례객, 대전교구 정림동본당>
“이곳에서 신앙을 받아들이시고 신앙을 증거하신 분인데 그분 유해까지 이쪽에 가까이 계시니까 시간 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전구를 청하면 좋은 은총 받으실 것 같습니다.”
고향에 복자들을 모시게 된 본당 신자들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신자들은 복자들의 모범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유태식 베드로 / 진산성지 본당 사목회장>
“이제 다시 역사를 쓰는, 다시 시작하는 이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서 우리 신자들은 성인(복자)들을 뒤따라서 아주 훌륭한 길이 되도록 저희들이 뒤따라 갈 겁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