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완전한 현존을 향하여」, 가짜뉴스와 혐오 확산 등 SNS의 문제점들 성찰하고 신앙에 기반을 둔 대응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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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상에서 자행되는 가짜뉴스와 온라인 혐오 확산 등에 대한 문제를 짚고, 디지털 공간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강조한 문헌을 내놨다.
교황청 홍보부(장관 파올로 루피니)는 5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셜 미디어(SNS)를 사목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주님 사랑을 증거해야 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문헌 「완전한 현존을 향하여 : 소셜 미디어 참여에 대한 사목적 성찰」(#FullyPresent)을 공개했다.
현대 사회에서 소셜 미디어(SNS)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보편 교회와, 수많은 종교인 역시 SNS를 대중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SNS는 가짜뉴스 확산의 통로로도 악용되는 등 해악이 만연해 교황청이 이 같은 문헌을 내놨다.
교황청은 20쪽 분량의 문헌을 통해 개인이 소비자인 동시에 상품이 되는 SNS의 특성을 성찰하고, 신앙에 기반을 둔 대응을 강조했다. 교황청은 그리스도인들이 ‘친교의 방직공’이 되어 신뢰와 평등, 포용에 기반을 둔 새로운 SNS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을 권고했다.
문헌은 SNS의 가장 큰 해악으로 사용자가 소비자인 동시에 상품이 되는 ‘상품화’ 현상을 지적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모여 집단의 사고가 극단적으로 변하는 집단극화, 가짜뉴스, 온라인 내 혐오 확산 등도 문제로 꼽았다. 문헌은 “SNS라는 디지털 고속도로에서 많은 이가 무관심한 방관자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헌은 SNS 이용자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을 본받을 것을 권유했다. 무관심한 방관자가 되지 말고, 격려와 우정의 정신을 바탕으로 진정한 소통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청 홍보부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자세는 해로운 디지털 환경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청 홍보부는 또 ‘경청의 자세’를 강조했다. ‘정보 과부하’가 특징인 SNS상에서 경청의 자세는 상대방을 우리 이웃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헌은 “우리 행동이 상대방의 고통을 유발하고 그 영향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연결을 통해 실제 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 공동체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교황청 홍보부는 “주님께서 진리는 친교 안에서 드러나며 소통 또한 친교, 곧 사랑에서 나온다고 가르쳐주셨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사랑에 바탕을 둔 친교의 자세를 실천해야 한다”며 새로운 디지털 공간 형성에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황청은 아울러 “그리스도인들은 제품을 팔거나 단순한 선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행하신 일을 말과 삶으로 증거하기 위해 SNS를 이용해야 한다”며 “SNS가 이웃과 형제·자매와의 만남을 넘어 주님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