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햄프셔주에 있는 60년 전통의 가톨릭계 세인트 토마스 아퀴나스 고등학교 교사 4명이 해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 졸업생 등은 “이들이 LGBTQ 커뮤니티를 지원하거나 소속됐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GBTQ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축출된 교사 가운데 두 명은 익명으로 해임 조치에 대한 유감을 전했다. 한 교사는 “해임된 교사들은 논란이 될만한 행동을 한 적도, 그런 의도도 없었다”며 “단지 우리의 직무를 계속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교사 해임 사태에 대한 반발로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학부모는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또 몇몇 졸업생들은 학교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한 단체 행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소 세 명의 동료 교사들이 사임 의사를 학교에 밝혀왔다. 학생들은 해임 교사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우리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합니다. 우리에 대한 당신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란 전단지를 게시했다.
메릴랜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LGBTQ 신자옹호단체 ‘새로운방법들(New Ways Ministry, NWM)’의 로버트 샤인 부국장은 “가톨릭학교 교사 4명이 LGBTQ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동시에 해고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NWM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가톨릭학교 직원들이 성적 지향으로 인해 해고되는 등 불이익을 당한 사례는 55건 이상이다. 그러나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교구의 피터 리바시 주교를 비롯한 성직자와 학교 관계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데이비드 티볼트 교육감은 5월 26일 세인트 토마스 아퀴나스 고등학교가 반LGBTQ 조치를 했다는 논란에 대해 “해임된 교사들을 향한 지역사회의 관심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해임 결정이 교사들의 성적 정체성이나 견해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주장과 소문이 확대 해석되어 지역 사회에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피터 주교 또한 짧은 입장문을 통해 “데이비드 교육감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튿날 변화를 위한 세계의 플랫폼으로 불리는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에는 세인트 토마스 아퀴나스 고등학교의 교사 해임 사태를 규탄하는 청원에 1600여 명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