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접하게 되는 마약 관련 기사와 해마다 급증하는 마약사범 숫자를 통해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마약의 확산을 막는 일과 중독 당사자들의 회복을 돕는 일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한국중독당사자지원센터(센터장 김영환)가 5월 31일 문을 열었다. (재)바보의나눔(이사장 손희송 주교) 특별배분사업을 통해 설립된 한국중독당사자지원센터는 중독 당사자들의 회복 기반 마련과 권익 옹호를 위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개소식 현장에는 전문가들과 활동가들, 많은 중독 당사자와 가족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중독 당사자들의 회복을 돕고, 중독 당사자들은 회복을 통해 떳떳한 사회의 구성원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이유가 어떠했든 마약에 손을 댄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회복을 통해 세상에 나가려는 중독 당사자들을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기자도 취재하면서 중독 당사자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었다. 중독 당사자라는 생각과 그들의 외모가 겹쳐 보였다.
김영환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중독 당사자들의 권익 대변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정책과 지원을 요청할 통로를 찾지 못했고, 그 최전선에 서야 할 중독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나오지 못했다”며 “열악한 중독재활 현장은 각각의 시설 운영만으로도 힘겨워하며 현장의 힘을 집약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제 한국중독당사자지원센터 출범으로 중독 당사자들은 사회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누구보다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중독 당사자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벗어나고 싶은 것은 중독 당사자라는 편견과 사회적 낙인이다. 중독 치료는 우리가 색안경을 벗고 그들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