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정전 70주년을 맞아 6월 17일부터 7월 27일까지 41일간 매일 밤 9시에 ‘평화를 위한 기도’를 봉헌키로 했다. 또 6월 17일부터 25일까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를 미사 전후 바치기로 했다.
한국 교회가 때를 가리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이유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가 나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까닭이 있다. 바로 그리스도인은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도는 한 사람이 하는 것보다 온 민족이 함께 한마음으로 바칠 때 더 큰 힘을 지닌다.
우리 민족은 지난 70년 이상 분열과 갈등을 지속해서 체험하고 있다. 분열의 간격을 메우고, 상처를 치유하고, 형제적 사랑으로 유대를 맺기보다 반목하고, 비난하고, 경쟁하듯 죽음의 무기를 만들고 비축해왔다.
정전 70년을 맞아 우리 그리스도인이 우선으로 할 일은 회개하고 화해와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것이다. 회개는 참으로 신앙적인 행위이다. 하느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이기 때문이다. 회개는 사랑, 평화, 화해, 일치라는 하느님의 은총을 실천하는 행동이다. 또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연대는 기도에서 출발한다. 순수한 마음에서 하느님께 올리는 기도야말로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열망하는 선물을 얻게 될 시작점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 평화를 염원하는 교회의 호소에 순수히 동참해 모두가 진정으로 기도해 줄 것을 간곡히 청한다. 우리의 기도가 이 땅의 평화를 구현하는 누룩이 될 수 있도록 온 마음과 온 정성, 온 힘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