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톨릭교회는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지내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되새기는데요.
예수님 죽음의 순간, 회심과 구원의 은총으로 성인이 된 이들이 있습니다.
윤재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군사 한 명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릅니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옵니다.(요한 19, 34)
군사는 눈과 얼굴을 감싼 채 두려움에 떨며 이내 무릎을 꿇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지며 성전 휘장이 두 갈래로 찢어집니다.
이 광경을 직접 본 군사의 증언을 성경은 이렇게 전합니다.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루카 23,47)
백인대장과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은 몹시 두려워하며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태 27. 54)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을 믿게 된 이 군사의 이름은 복음서에 나오진 않지만 전설에 따르면, 백인대장 롱기누스라고도 불리는 '성 론지노'입니다.
훗날 그가 병들어 누웠을 때 창에 묻은 주님의 피를 자기 눈에 갖다 대자 병이 낳는 것을 보고 군인 생활을 접고 사도들을 따랐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예수님의 심장에서 흘러내린 피와 물이 세상 모든 사람을 살아나게 하고, 새롭게 하는 '생명의 샘'이자 '사랑의 표징'임을 일깨웁니다.
론지노 성인은 이후 수도생활을 하며 지내다 박해를 맞이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예수님을 증거하다 참수형을 당해 순교합니다.
신자들로부터 공경을 받고 있는 론지노 성인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창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성인의 유해는 이탈리아 만토바의 성 안드레아 대성당에 보존돼 있습니다.
극적인 회심을 통해 구원을 받은 또 한 명의 성인은 예수님 오른편에서 십자가 처형을 당한 강도입니다.
복음서에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전설에 따르면, 훗날 '성 디스마'로 전해집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성인은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죄인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회개하며 예수님께 간청합니다.
"저는 죄인이니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주십시오. 예수님."
예수님은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루카 23, 43)이라고 구원을 약속합니다.
성 디스마의 참회의 고백을 떠올리며 예수님 상처를 위로해드리는 성시간.
"저는 신성, 인성을 둘 다 믿어 고백하며 뉘우치던 저 강도의 기도 올리나이다."
예수 성심 성월을 맞갖게 지내는 은총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