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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기도의 힘 /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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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띠리리링”

오후 9시, 집 안에는 각자 다른 알람소리가 울린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기도하는 시간. 각자 다른 장소에 있지만 같은 시간에 마음을 모아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바친다. 꽤 오랫동안 기도를 했지만 몇 번의 계절을 보낼 동안 한반도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기도가 부족했던 것일까?’.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다른 기도의 현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찬미받으소서 주간 폐막미사가 끝난 뒤 탈석탄법 제정을 염원하며 국회에서 묵주기도를 드렸던 현장. 기도에 동참했던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연대의 힘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법이 제정되고 그렇게 세상이 변하는 일들을 체험했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이지만 뜻을 같이한 이들이 함께 바치는 기도는 무엇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몇 주 앞둔 6월 6일, 한국천주교회 주교들은 북한과 가장 가까운 남한의 성당인 JSA성당을 방문했다. 먼 곳까지 주교현장체험을 하러 온 18명 주교들이 한 것은 기도였다. 민족의 아픔과 평화를 동시에 상징하는 공동경비구역에서 울려퍼진 ‘평화를 구하는 기도’. 성체조배를 하는 동안 성전을 채운 침묵은 단순한 고요함이 아닌 긴장감을 머금고 있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교들의 기도가 그만큼 간절했던 것이다. 한반도 평화에 변화가 없는 오늘, 우리가 함께한 기도는 다른 내일을 만들 수 있다. 그 믿음이 하느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 향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띵동”. 오늘 9시에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소리는 우리가 함께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민경화 루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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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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