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 탄소중립을 논할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하나는 인류, 나아가 공동의 집 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피조물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며 이는 근본적으로 개인에게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현실적으로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탄소배출을 결정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정부와 기업의 친환경적 정책으로의 전환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성찰하고 친환경적 생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각자의 의무와 소명을 지니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 전체가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공동선을 지향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교회는 이러한 두 가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지만 가장 먼저 요청되는 것은 교회 공동체 자체가 생태적 회개의 노력에 투신하고 스스로 탄소중립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원교구와 대전교구, 춘천교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교회의 여러 교구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과 노력이 한국교회 전체로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탄소중립 노력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비추어 그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국교회를 포함해 보편교회 전체가 추진하고 있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실제적인 참여가 전국 각 교구 안에서 더욱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