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등 남부ㆍ동부전선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며칠 동안 러시아군 지휘소를 공격했고, 러시아군은 이를 격퇴했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자국 영토의 20가량을 빼앗긴 만큼 충분한 정당성을 갖고 있다. 다만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 환경파괴까지 발생하고 있어 우려된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이 파괴됐다. 충주호의 6.7배에 달하는 물을 가두고 있는 댐이 무너지면서 많은 주민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또 기계유가 유출돼 환경오염이 발생했다. 아울러 많은 농경지가 농사를 짓기 힘든 땅으로 변했다.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언제 우크라이나 땅에 평화가 찾아올지 가늠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이탈리아 볼로냐대교구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사 자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주피 추기경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주피 추기경은 조만간 러시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물론 눈에 드러나는 성과는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지 반환과 피해 배상 등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 교황은 이미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평화의 중재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평화를 갈구하는 교황의 노력을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구현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