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세상과 소통하며 구원의 길 걷는 아시아 교회로 우뚝 서야!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개원 10주년 심포지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7일 교구 영성교육원에서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설립 1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세계주교시노드 설립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시노달리타스’를 “3천년기 교회가 가야 할 길” 즉, 현대 교회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시노달리타스는 가톨릭교회의 핵심 주제로 자리 잡았고, 2021년부터 각 지역 교회는 세계주교시노드를 통해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대화와 경청, 식별의 여정을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시노달리타스가 지금껏 ‘변방의 교회’로 불렸던 아시아 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시노달리타스를 통한 복음화 속에서 아시아 교회는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할까?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원장 김동원 신부)은 7~9일 사흘간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아시아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교류와 연대’를 주제로 개원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아시아의 복음화를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목소리 내지 못하는 대중의 목소리 돼야

교황청립 알퐁소 신학대학원 교수 트리만나 비말 신부는 첫째 날 발제에서 “시노달리타스는 「교회 헌장」에서 나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기본적인 교회론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론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편 교회가 함께하고 있는 시노달라티스를 향한 여정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는 마냥 새로운 여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은 1970년대 창립 초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의 활동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FABC는 1974년 대만에서 열린 제1회 총회에서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한 방법으로 △아시아의 가난한 이들과의 대화 △아시아 내의 다양한 문화와 나누는 대화 △아시아의 다양한 종교와 전통과 나누는 대화 등을 포괄한 ‘삼중대화’를 제시했다.

비말 신부는 “FABC의 비전은 ‘천막 터를 넓히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수십 년간 FABC는 같은 길을 주장하며 따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말 신부는 “‘삼중대화’는 지금까지 서류상으로만 남아 있었지만, 보편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노드 절차에 대한 교황의 호소는 FABC의 가르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말 신부는 또 “이처럼 교회 최고 권위자에게서 나온 시노달리타스는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 즉 성직자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 전체가 교회에 책임감 있고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며 “아시아 교회는 주교단의 목소리로 귀결되는 교회 계층의 목소리일 뿐만 아니라, 지역 교회 모든 계층 간의 내부적 대화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중들을 위한 목소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다운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시노드 교회 실현에 있어 아시아 교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명예소장 심상태 몬시뇰은 시노달리타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같이 아시아 교회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아시아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심 몬시뇰은 기조강연에서 “시노달리타스가 우리에게 주는 과제는 세상과 소통하며 세상과 함께 구원의 길을 걷는 것이고, 그 첫 단계는 구원이 필요한 세계의 실상을 바로 보는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FABC 50주년 기념 총회 최종문헌(「방콕 문서」)은 현재 인류와 아시아가 직면한 문제를 성실하게 식별해 교회가 나아갈 길을 비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 몬시뇰은 또 “시노달리타스는 교회다운 교회로 새로 나기 위한 노력이며,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 아래 아시아인으로서의 교류와 연대를 실현하는 시노달리타스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아시아인의 문화와 다양한 종교적 전통, 이에 기반을 둔 감성 등을 충분히 살린다면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 모두에게 풍족한 열매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제17회 학술심포지엄 참석자들이 7일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연구원 설립 1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시노드, 선교 향해 회심할 수 있는 수단

시노드 교회 실현을 통해 한국 교회, 더 나아가 아시아 교회가 궁극적으로 갖춰야 하는 모습은 무엇일까. 가톨릭신학연합대학원(CTU) 교수 스티븐 베반스 신부는 “시노드 교회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꿈은 교회의 선교적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며 “이는 시노달리타스를 교회가 선교를 향해 회심하고 변화될 수 있는 수단으로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반스 신부는 “시노드적 태도와 방식으로 선교한다는 것은 우정과 다원성, 문화간 만남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교회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복음화하여 주님을 향한 더 나은 복음의 증거자가 되는 ‘내부를 향한 선교’와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표징을 만들어가는 ‘외부를 향한 선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반스 신부는 “선교하는 교회란 미래를 섬세하게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교회”라며 “교회는 절대 완결되지 않으며 시노드 교회의 주체인 성령의 인도에 따라 적응하고 변화해 나간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장 김동원 신부는 한국 교회의 아시아 선교 경험을 사례적으로 분석하며 “한국 교회는 오랜 시간 아시아 선교의 길을 걸어왔고,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가난한 사람과의 대화와 문화와의 대화, 다른 종교화의 대화 등 FABC가 제안한 삼중대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신부는 “복음을 전파하고 구원을 증거하기 위한 활동 안에 시노드 교회적인 모습은 물론 삼중대화의 모습이 배어 있음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며 “이는 교회를 교회다운 모습으로 이끄는 성령이 교회의 선교활동 주체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복음화 여정을 위해 극복해야 할 현실

시노달리타스를 통한 복음화 여정에서 아시아 교회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교회는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의 파고 속에 가족 붕괴와 생명 경시, 청소년의 종교 이탈 등 수 많은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그 가운데 종교의 극단화는 아시아 교회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인도 바사이교구장이자 인도 주교회의 사무총장인 펠릭스 마차도 대주교는 ‘아시아 공공선을 위한 삶의 대화를 통한 종교 간 협력과 상호문화성의 촉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오늘날 아시아에는 종교의 정치화, 정치의 종교화가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종교는 더욱 집약적이고 지속적인 형태로 분열 세력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는 종교 극단주의로 이어지는 가혹한 형태의 종교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차도 대주교는 또 “시노드 여정은 하느님 백성 전체의 대화인 동시에 다른 종교 신자를 포함해 다양성을 지닌 모든 인류의 대화”라며 “복음은 언제나 평화의 복음이듯 그리스도인은 종교가 갈등을 부추기는 데 도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포지엄 셋째 날에는 FABC와 아시아교회 세션, 중국·일본 교회 세션, 세계선교학회(IMS) 세션 등 지역별로 나눠 아시아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편,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은 7일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기념식을 개최했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은 아시아의 복음화를 뒷받침할 학술적·사목적 연구를 시행할 기관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따라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6-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8

1요한 1장 2절
생명이 나타나셨도다. 영원한 생명이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