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주교와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전쟁을 예방하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려면 진지한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멀고 험한 여정일지라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주교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콜로 3,15)를 주제로 발표한 공동 담화에서 “올해는 정전 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지만, 끝내지 못한 대결은 지금도 평화를 위협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지금 한반도 상황을 “힘으로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 북한 당국이 채택한 ‘핵 무력 정책 법령’은 군사적 위기를 가늠하게 하는 하나의 표지라고 소개했다. 두 주교는 “새로운 법령은 적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작전상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핵 선제공격도 감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의 더 강력한 ‘확장 억제’를 추진했고, 최근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자체를 ‘안보를 위한 미국의 확실한 약속’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두 주교는 힘의 대결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면서 “우리 신앙인은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모범처럼, 상대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노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으며 신뢰를 통해 참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을 맞는 당일인 7월 2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될 ‘이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미사’를 언급하면서 “이 미사에서 한국 교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평화를 약속하셨다"며 "그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두 손 모아 기도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