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도로 우리 일상과 업무에 스며들어온 생성형 AI 챗지피티(ChatGPT)는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며, 학습 데이터가 무엇이냐에 따라 가짜 성경이나 성경에 대한 가짜 해석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이 6월 22일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의 적용과 실천’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최선영 교수는 ‘디지털 세계에서 마음으로 소통하기’란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급속도로 우리 일상과 업무에 스며들어온 생성형 AI는 사회적 혼란을 촉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이 자칫 말씀과 불변의 진리, 교회 가르침을 사실인 양 무분별하게 해석해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그럴싸한 이야기와 이미지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세상이 도래했다”며 “그래서 종교적 진리와 진정성을 지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챗지피티처럼 진리를 가장한 흥미 위주의 종교 콘텐츠나 소셜 메시지가 너무 쉽게 생성돼 진리와 진짜를 확인할 방법은 점점 더 모호해진다”고 밝혔다.
따라서 최 교수는 “사회적 공론화조차 거치지 않고 개인의 디지털 도구를 통해 아무런 제재 없이 확산하는 추세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 공동체는 전략이 아닌 진정한 커뮤니케이터로서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톨릭 신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텍스트,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을 게시하거나 공유하거나 ‘좋아요’나 댓글 등으로 의사를 표명할 때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스타일과 일치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의적인 의사 소통자가 되려면 △진실을 전달해야 하며 △진실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뢰할만한 출처인지 알고 △선(善)을 전달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양질의 메시지와 해를 끼치지 않는 메시지를 지향해야 하며 △쓸데없는 토론으로 시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하고 △거짓말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현(성 바오로 수도회) 신부는 ‘마음으로 말하기와 시노달리타스’란 발제에서 “한국 사회에서 자신과 신념이 다르거나, 사회적 지위의 동질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과의 대화는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기 위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 다가가라고 권고했다”며 “이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자신과 어떤 형태로든지 극단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려는 용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국대 김지영 교수가 ‘마음으로 말해야 하는 언론의 소명’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김승현(서울 노원본당 부주임) 신부, 서울과학기술대 김광호 교수, 서울디지털대 김문태 교수가 논평자로 참여했다. 서울 상봉동본당, 청담동본당 신자 등 60여 명도 함께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원장 김민수(서울 상봉동본당 주임) 신부는 개회사에서 “소셜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은 중요하지만 해악성도 지니고 있기에, 이런 양면성을 잘 인식해야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으로 말하기’라는 홍보 주일 담화의 뜻을 다시금 배우고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