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대 국제 카리타스 의장에 선출된 도쿄대교구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는 본지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전 세계 보편 교회의 카리타스가 더욱 하나 되어 더 많은 이들과 동반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쿠치 대주교는 지난 5월 16일 로마에서 열린 카리타스 총회에서 국제 카리타스를 이끌 새 의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4년이다. 20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이 실천하는 가난한 이들에게 행하는 봉사로 사랑을 전하는 데 의장으로서 힘을 기울이게 됐다. 아시아 카리타스 의장, 일본 카리타스 의장과 상임이사를 역임하며 카리타스 활동에 오랫동안 투신해온 기쿠치 대주교는 “세계 도처에서 활동하는 카리타스는 지역 교회의 각 본당과 선교 기지를 통해 풀뿌리에서부터 사람들이 처한 어려움을 더욱 파악해 진정한 동반자로서 사랑의 가치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쿠치 대주교는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쓴 일기에서 “의장에 선출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놀랐고, 두렵기도 하다”며 “많은 회원 단체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선출된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에 따라 교회가 하는 사랑의 사업이 심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도쿄대교구장이자, 일본 주교회의 의장이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사무총장직까지 두루 맡고 있는 기쿠치 대주교는 교구민을 향해 “대단히 미안하다”면서 “역할이 하나 더 추가됐기 때문에 향후 계획이 변경되는 등 많은 불편을 끼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송구해 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취임 직후 수락 연설에서 가장 먼저 ‘잊힌 사람들’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오랫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을 봐왔다”며 “우리는 주목받지 못한 채 숫자로만 기억되는 수많은 ‘잊힌 사람들’,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카리타스는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고 증언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쿠치 대주교가 이끄는 도쿄대교구는 일본 내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사회사목 활동과 봉사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설립한 카리타스 도쿄는 2011년 쓰나미 이후 고통받는 일본 도호쿠 지방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지역을 재건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등 사랑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기쿠치 대주교는 의장으로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카리타스가 ‘사랑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교회 주교단이 25년 넘게 함께해온 한일주교교류모임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기쿠치 대주교는 양국 교회의 교류가 동아시아 교회 전체로 이어지길 더불어 소망했다. 그런 점에서 “한일 양국 교회가 먼저 일치의 증인이 되길 희망한다”고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