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주피 추기경, 러시아 지도자들과 평화 중재 계획 대신 우크라이나 어린이 송환 문제 등 의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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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사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인도주의적 문제’를 논의하고 돌아왔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마태오 주피 추기경은 현지시간으로 6월 28~29일 교황 특사 자격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정치·종교 지도자들을 만났다. 주피 추기경은 이 기간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위원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 보좌관,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와 잇달아 만나 회담했다. 이들은 모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평화 중재 계획 대신 인도주의적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주피 추기경은 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회담은 우리가 집중해온 인도주의적 측면이 중점적으로 이야기 됐다”면서 “평화 계획에 관해 논의된 것은 없었고, 중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교황청은 6월 30일 성명을 내고 주피 추기경의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평화의 길을 여는 인도주의적 이니셔티브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러시아 방문에서 논의한 ‘인도주의적 문제’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일부 외신에서는 주피 추기경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는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안전한 송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주피 추기경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어린이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1만 95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 본토 혹은 크림반도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피 추기경은 “폭력을 종식하고 어린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부터 시작해 인간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열망이 크다”면서 “곧 교황을 만나 회담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식 행사에서 연이어 우크라이나를 언급하며 다시금 평화 회복을 기도했다. 교황은 6월 2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가난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복음의 구체적인 증인이 되어달라”면서 “사랑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하루속히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전구를 청하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또 지난 2일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도 “여름 동안에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멈추지 말자”면서 “특히 오랜 전쟁 속에 지쳐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