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 며칠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더우셨죠?

엘리뇨 현상으로 올해는 예년 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왔는데요. 

더위가 노동보다 더한 고통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더위가 때론 노동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기도 하는데요. 

일터에서 폭염과 사투를 벌이는 노동자들의 실태, 또 폭염으로 인한 산재를 예방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지.

김현정 기자가 살펴드립니다. 

[기자] 7월은 산업안전보건의 달입니다.

폭염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지난해 104명이었던 온열질환자가 올해는 149명으로 45명이나 늘었습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 배달 라이더, 택배, 검침원이 대표적으로 폭염에 취약한 노동자들입니다.

특별히 폭염으로 인한 산재피해가 눈에 뜨게 두드러지는 직종은 건설업이었습니다. 

<전재희 /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일단 건설 현장 하면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온도뿐만이 아니라 철근이 뿜어내는 열기나 혹은 이제 햇빛을 막아줄 게 전혀 없는 옥외 노동을 하시는 분들인지라 굉장히 더운 공간에서 일을 하고 더군다나 복장도 보면, 긴팔 긴 옷을 입고 일을 하시거든요. 왜냐하면 워낙에 건설 현장이 험하고 자칫 철근에 긁힌다지 아니면 넘어지면 이제 까진다든지 그런 것들이 빈번하다 보니까….”

뙤약볕에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배달 라이더에게도 폭염은 위협적입니다.  

개인사업자처럼 돼 있어 덥다고 일을 쉴 수도 없습니다. 

단체급식실이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실내 노동자도 마찬가집니다. 

<유청희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단체 급식 노동자들은 이제 에어컨이 있어도 뜨거운 튀김도 해야 되고 볶음 요리 이런 것들을 하다가 이분들도 열 탈진 오는 경우도 매년 이렇게 반복되고 있고 그다음에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작년에 에어컨 설치도 제대로 안 돼가지고….”

그래서 폭염에 취약한 노동현장에서는 ‘휴게 공간’과 ‘휴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고용노동부의 「폭염에 의한 열사병 예방 이행 가이드라인」도 있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규정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일용직이거나 고용이 불안한 노동자들이 나서서 요구하기 어려운 권리들입니다. 

그래서 권고사항으로 돼 있는 고용노동부의 ‘폭염 가이드라인’이 법제화, 의무화 될 필요가 있다는 게 현장의 요구입니다. 

<전재희 /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33도 이상 35도 이상 이렇게 될 경우에 무더위 시간대 (오후)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작업을 중지하든지 단축하든지 해야 되거든요. 가이드(라인이)예요. 권고사항.”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 
“워낙에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폭염 자체가 되게 일상화되고 폭염에 가장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들은 가장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안으로 폭염이나 기후 위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기업에서 의무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로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