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출신의 빅토르 마뉴엘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신앙교리부 장관에 임명했다.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교황의 측근으로 교황에게 신학적 자문을 해 왔다.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9월 중순에 장관으로 취임한다.
교황은 7월 1일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신앙교리부 장관에 임명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했다. 60살인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현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의 뒤를 이어 신앙교리부 장관 외에도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장과 국제신앙위원회 위원장도 맡게 된다.
교황은 서한에서 과거 교회의 ‘종교재판소’로 불렸던 신앙교리부의 역할이 신학자들을 통제하는 일에서 벗어나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고 현대 세계에서 신학을 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페르난데스 대주교에게 보낸 서한에서 “과거 신앙교리부는 신학적 지식의 증진보다는 신학적 과오를 찾는 일이 먼저였다”면서 “신앙교리부는 뭔가 아주 다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철학적으로 신학적으로 또 사목적으로 다른 견해들이 성령 안에서 서로 존중하며 일치될 때 교회가 성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신학의 통제보다 이러한 조화로운 성장으로 교회는 더욱 효과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보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교황청립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교 학장을 역임했다.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학장에 임명한 이가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하지만 그의 학장 임명을 두고 승인부서였던 가톨릭교육성(현 문화교육부)은 페르난데스 대주교의 신학적 견해에 의문을 품고 유보하기도 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공개적으로 가톨릭교육성의 임명 유보를 비난했으며, 이후 교황 선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부서의 권한을 지역교회로 넘기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페르난데스 대주교로부터 개인적으로 신학적 자문을 받았으며, 2013년 파격적으로 그를 티부르니아 명의 대주교로 임명했다.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2014년과 2015년 세계주교시노드에 참여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발표한 권고 「사랑의 기쁨」의 주요 작성자였다. 교황은 2018년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아르헨티나 라플란타대교구장으로 임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아르헨티나 출신이 교황청 부서장을 맡게 된 것은 페르난데스 대주교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