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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마라토너,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강명구씨, 판문점 방문해 평화 미사 봉헌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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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구(가운데) 마라토너가 6월 28일 바티칸 성 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반 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청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본인 제공

“평화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입니다. 평화가 없다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5)씨가 현지시간으로 6월 2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 출발해 바티칸까지 313일 동안 약 1만㎞, 16개 국가를 통과하는 여정 끝에 교황을 직접 만난 것이다. 막연하게 여겨지기만 했던 강씨의 바람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힘을 받아 성사됐고, 수요 대중 일반알현이 열린 광장 맨 앞에서 교황을 만났다.

1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씨는 영어로 교황에게 오는 12월 주님 성탄 대축일에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전달했다. 문서를 받고 한참 들여다보던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강씨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면서 “교황님이 판문점에 오셔서 미사를 주례해 주신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원불교 신자인 강씨가 교황을 만나고자 생각한 것은 부친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출발한다. 그의 부친 고 강수원씨는 황해도 송림 출신의 실향민. 부친은 생전 고향을 그리워하며 시를 많이 썼다고 한다. 강씨는 “아버지가 쓰신 시를 읽으며 하나 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자리 잡았던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부터 이어진 일련의 평화를 향한 모두의 노력이 무산된 것도 역설적으로 평화 마라톤을 시작한 원동력이 됐다. 강씨는 남북한의 정상이 결의했던 내용이 차츰 유명무실화되는 것을 보며 “평화는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전 세계 모든 이의 마음을 모을 종교 지도자를 한반도로 모셔서 다시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했다. 그 대상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강씨의 도전을 모든 사람이 곱게만 본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달려 바티칸에 가더라도 교황을 알현할 수 있을지도 막연했다. 어렵게 꾸린 후원회를 통해서도 후원금이 모이지 않았고, 해외 여정 초반에 해체되는 위기도 겪었다. 2020년 뇌경색 후유증으로 중풍을 앓고 있는 강씨의 몸이 오랜 고행을 버텨낼지도 의문이었다. 강씨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 어려움 중에 드는 여러 생각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씨에게 다시 힘이 되어 준 것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강씨는 “목말라하는 저를 외면하지 않고 물을 주는 사람, 잠이라도 좋은 곳에서 자라고 선뜻 후원금을 건네는 사람, 낯선 이방인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에 숙소까지 제공해주는 이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유흥식 추기경과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 추기경과 위 대사는 강씨의 뜻을 전해 듣고, 교황과의 알현을 결정적으로 도왔다. 강씨는 “두 분께 서한을 보내 도움을 청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면서 “두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초청장조차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초청을 실현하는 것이다. 강씨는 “단지 초청장을 전한 것만으로 교황께서 판문점에 오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그렇기에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과 힘을 합쳐 교황님 방한이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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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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