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먹는 방송을 줄인 말인데요. 방송과 sns에는 종일 음식 소개와 먹는 장면을 담은 ‘먹방’이 넘쳐납니다. 유명인이 방송하는 먹방에 나온 식당은 금세 사람들이 몰리는 맛집이 됩니다. 저렇게 먹어도 괜찮은가 싶을 정도로 먹방 유튜버에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늘어나는 조회수와 수익에 너도나도 먹방에 도전합니다. 교회는 칠죄종의 하나로 탐식을 들지만 먹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 먹방이 요즘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정치권 특히 여권은 회 먹방이 한창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락수산시장을 찾아 횟집에서 식사하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의원들과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았습니다. 횟집에서 식사했다는 횟집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급기야는 활어를 보관하는 어항의 물까지 마시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도 강릉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근처 시장 횟집을 찾았습니다.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괴담과 싸우겠다고 먹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먹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지난 4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일본에 제출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고 인간과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은 무시할 정도로 작다”고 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카운트다운을 사실상 시작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방사능 처리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고서의 다양한 부분에서 의문시되는 점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핵발전 산업의 확대와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국제원자력기구의 한계가 보고서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검토 결과에 대해 독립적인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러기에 일본 시민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가지는 오염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가 오염수를 방류해도 좋다는 허가증일 수 없습니다. 핵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한 번 바다에 버려지면 다시 원상 복귀할 수 없습니다. 이미 후쿠시마 앞바다에는 세슘농도가 기준치보다 180배 많은 우럭이 잡히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원전 근처에서 귀가 없는 토끼가 보였습니다. 한 번 망가진 생태계는 다시 복원 할 수 없습니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무모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비롯한 천주교 여러 단체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지금 오염수 투기는 공동의 집 지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기에, 바다에 버리는 대신 최적의 대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합니다. 근본적으로 위험한 핵폐기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핵발전이 아니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고민하자고 제안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후쿠시마 오염수 먹방’입니다. 먹방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괴담과 싸우지 말고 과학과 양심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을 극복하는 정치권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