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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 노밍요스 중고등학교 건립되면 우리 아이 보내고 싶어요”

[선교지에서 온 편지] 몽골에서 장계자 수녀(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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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회가 세운 사립학교 ‘노밍요스 학교’

’우리 학교 이름은 ‘노밍요스 학교’다. 2014년 8월 29일에 개교했다. 살레시오수녀회가 세운 사립학교로, 국가 지원금이 전혀 없이 학생들이 내는 최소한의 학비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 중등학교 건물이 지어지면, 2024년부터는 초ㆍ중ㆍ고 12학년 과정이 있는 종합학교가 된다. ‘고이혼도 유치원’은 노밍요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형태로 인가받아 2013년 9월 2일 먼저 개원했고, 노밍요스 초등학교는 1년 뒤 개교했다.

초등학교 건물을 지어놓고 유치원부터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당시 몽골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으로 유아 인구가 부쩍 늘어남에 따라, 유아교육 시설이 부족하게 되자 몽골 교육부에서 유치원을 먼저 운영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와 지역민들의 시급한 필요에 응답하고, 초등교육으로 연계할 교육 여건을 만들고자 유치원을 시작했다.

학교는 울란바토르 중심지에서 16㎞ 떨어진 변두리에 있다. 주로 시골을 떠나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이 정착해 산다. 행정상 성긴헤르항구에 속한 오르비트 지역이며, 주민 수는 2만 8000여 명이다. 학교 주변에 게르촌이 밀집해있다. 근래엔 서민용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지역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칭찬받는 졸업생들

살레시오 수녀들은 10년 넘게 몽골에서 청소년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교육의 연계성과 지속성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춘기 청소들의 교육은 더욱 그렇다. 매년 5월 31일 초등학교 졸업식 후 눈물을 글썽이며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 수녀들과 교사들도 눈시울을 적신다. 하루빨리 중·고등학교가 생겨 아이들과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 그래서 졸업식 때마다 중·고등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가끔 길에서 우리 학교 졸업 후 인근 중학교로 편입한 아이들의 부모들과 마주친다. “수녀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에서 많은 칭찬을 받습니다. 아주 예의 바른 아이라고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노밍요스 초등학교 출신 아이들이라고 하네요.”, “언제부터 중고등학교가 시작하나요? 우리 아이를 노밍요스 중ㆍ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요.” 우리 학교는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학교는 다른 사립학교와는 달리, 해마다 초등학교 졸업생 모임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는 못하다가 올해 4월 졸업생들과 만났다. 학교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나누고 발표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그들은 학교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깨끗한 교육 환경에 영양가 있고 맛 좋은 급식, 교직원들의 친절함과 가족적인 분위기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특히 중간 놀이시간에 수녀님들과 했던 포크댄스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노밍요스 학교가 12학년제가 되면, 돌아오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교육의 연계성과 지속성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국가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부부는 늘지만, 가정 경제는 더 힘들게 될 것이다. 이 지역은 인구 밀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방과 후에도 아이들을 돌보는 노밍요스 학교 같은 교육시설이 절실히 필요하다.



살레시오 교육, 전인 교육

살레시오 교육은 ‘정직한 시민, 선량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양성하는 돈 보스코 성인의 교육 모토에 따라 전인적이고 공동선과 나눔을 실천하는 예방교육을 실현한다. 학생들이 배움을 즐겁게 여기면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한다. 나아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천국 시민’이 되도록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노밍요스 초등학교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른 학교 선생님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창립자 돈 보스코의 예방교육 정신에 따라 청소년들을 친절한 사랑으로 교육하기 때문일 것이다. 몽골 학교는 대부분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는 스스로 탐구하며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질문하면서 답을 찾아가도록 교육하고 있다.

해마다 11월 중순이면 성탄절 준비로 한 달 동안 ‘착한 일 실천하기’를 한다. 칭찬과 격려의 말해주기, 거짓말 안 하기, 어려운 사람 돕기, 쓰레기 줍기 등을 실천하면 교사가 선행표에 도장을 찍어준다. 성탄 직전 나눔 장터를 열 때 선행표를 가져오면, 착한 일의 횟수만큼 원하는 성탄 선물을 가져가도록 하는데 호응이 좋다.

또 이웃과 나눌 물품을 가져와 ‘함께 사랑을 나누어요’ 캠페인도 한다. 아무리 내가 어려워도 더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에서 보내준 후원 물품도 그냥 나눠주지 않는다. 특별한 날 각자 원하는 물건을 적은 돈이라도 내고 가져가게 한다. 그 돈은 학교 이름으로 지역의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종교 교육을 할 순 없지만, 특별히 성탄절을 기해 이웃을 도우며 예수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수녀님, 우리 엄마는 까만색으로 머리를 염색하는데, 수녀님은 왜 하얀색으로 염색했어요?” 한 어린이가 나의 하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렇게 물었다. “나는 하얀색을 좋아해. 그래서 하얀색으로 했단다”라고 하자 즉석에서 한 편의 자작시를 읊어주었다. “구름도 하얀색, 눈도 하얀색, 양도 하얀색, 우유도 하얀색, 수녀님 머리카락도 하얀색, 나도 하얀색을 좋아해.” 이렇듯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을 보며 교육의 힘을 실감한다. 이런 아이들을 동반하며 하느님 신비의 문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 선교사들의 소명이 아닐까.



포기할 수 없는 꿈, 중등학교 건립

우리에겐 큰 과제가 있다. 현재는 초등학교만 있는 노밍요스 학교에 중·고등학교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의 학력 단절을 예방하고 교육의 연계성과 지속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20억여 원의 건축비 마련이 큰 과제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축 자재 반입이 원활하지 않고, 비용도 2배 이상 올라 공사비가 더 들 것으로 예상돼 무척 힘든 상황이지만, 몽골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중등학교 건립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교육은 가난에서 벗어나 진정한 발전을 이루는 가장 확실한 길이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임을 믿기에, 어려움 속에도 중등학교 건물 신축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6월 드디어 노밍요스 중등학교 신축공사의 닻을 올렸다. 현재 학교건축 부지를 정리 중이고, 난방과 상하수도 배관 설치를 위한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이 건축기금 모금을 위해 ‘몽골 벽돌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내년에 중·고등학교 수업을 시작하면 학생들도 더 많아지고 그들이 1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복음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몽골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 울란바토르시로 몰려 있어 도심에는 교육시설이 부족하므로 학교가 더 필요하다. 몽골 인구의 39가 19세 미만 청소년이고, 35세 미만의 젊은층이 63인 미래지향적인 현실이기에 몽골은 희망이 있는 교육현장이다.

“나에게 영혼을 주고 나머지는 다 가져가라”는 정신으로 어떤 상황에 있든지, 어느 곳에 있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청소년 구원을 위해 봉헌된 삶을 충실히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에 외국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학교를 세우고 가톨릭의 도덕적 가치관을 교육하면서 민족과 인류의 문화 발전에 공헌할 인재가 육성됐듯 이젠 우리가 몽골에서 학교를 통해 그런 일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우리는 노밍요스 학교를 희망과 기쁨의 배움터가 되게 하고, 학생들이 국가와 사회에 발전에 이바지하면서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도록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901-182964

예금주 : 살레시오수녀회

ARS 후원 : 060-700-2023(한 통화 1만 원)







장계자 수녀 (살레시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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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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