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 신임 추기경 21명을 임명했다. 교황은 이날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새 추기경 임명 소식을 전하며 “새 추기경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새로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콘클라베 투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모두 18명이다.
새로 임명된 추기경 21명 가운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각각 3명씩 추기경이 나왔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프랑스, 미국, 스위스, 포르투갈, 콜롬비아, 폴란드, 베네수엘라까지 지역 교회 곳곳에서 골고루 추기경이 임명됐다.
신임 추기경 가운데에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대주교를 포함해 동방교회부 장관 클라우디오 구제로티 대주교, 최근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으로 임명된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대주교 등 보편 교회를 위해 중책을 수행해나갈 고위 성직자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교구장 스테판 차우 사우얀 주교의 임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생활 개선에 큰 역할을 맡게 될 사우얀 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비중 있게 다뤘다. 또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좌로 중동 교회를 대표하고 있는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대주교와 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 주교회의 의장 겸 말레이시아 페낭교구장 세바스티안 프랜시스 주교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아프리카에서도 남수단 주바대교구장 스테판 아메유 마틴 물라 대주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교구장 스티븐 브리슬린 대주교, 탄자니아 타보라대교구 부교구장 프로타제 루감브와 대주교 등 3명이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또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현 주이탈리아ㆍ산 마리노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 주미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루이 이브 조르주 피에르 대주교, 살레시오회 총장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신부 등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아울러 교황대사 등을 지낸 아고스티노 마르케토 대주교, 전 베네수엘라 쿠마나대교구장 디에고 라파엘 파드론 산체스 대주교 등 은퇴 주교는 물론, 올해 96세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존경하는 ‘고해성사 사제’로 알려진 작은형제회의 루이스 파스칼 드리 신부도 새 추기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새 추기경들의 서임을 위한 추기경회의는 9월 30일 소집된다. 추기경 회의에서 교황은 새 추기경들과 함께 장엄 미사를 봉헌하며 다시금 이들의 서임을 공식적으로 전 세계에 알린다. 이로써 전 세계 추기경단은 243명으로 늘었으며, 콘클라베 투표권을 지닌 추기경은 139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