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교회가 계속해서 변방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간 교계 제도에서도 이른바 ‘중심’으로 여겨졌던 주교와 사제에서 평신도와 여성의 역할에 주목하고, 경제 논리에서 배제된 약자 중의 약자를 돌보는 사목에 깊이를 더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추기경의 고른 임명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빈곤의 변방’을 지켜야 하고, 그것이 그리스도교 정신을 따르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교회 안의 흐름 또한 시노드 정신에 의해 변화 중이다. 목자의 뒤만 따르는 일방향 구조가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이 목소리를 내고 성령의 인도로 경청하며 어떻게 선교할지 식별하고 있다.
교회는 그간 중심만을 향했던 우리 시선이 주변으로 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돈 많은 글로벌 기업가와 강대국 논리에만 집중되던 눈길을 무관심으로 일관됐던 잊힌 이들을 향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만큼 지구촌에는 버려지는 주변이 너무 많아진 탓이다.
교황은 “진정한 교회는 변방에 있으며, 현실을 보고 싶다면 변두리로 가라”면서 “변방으로 갈 용기를 내지 못하는 공동체는 그저 좋은 사람들끼리 모인 사교클럽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우리 주변에는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의 빈곤한 이들이 많아졌다. 미처 챙기지 못한 음지의 사회 문제도 늘고 있다. 우리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경과 피조물, 관념 등 모든 분야에 주변적 존재가 힘겹게 살고 있다. 교회는 그 주변에서 형제애가 더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주님께서 어떤 일을 최종 결정해주시기 전까지 우리는 안팎을 두루 살펴야 하는 임무를 지닌다. 아시아 지역에서 관심 밖의 더 많은 양 떼를 만날 새 추기경들 또한 변방의 일꾼으로서 주님 말씀을 촘촘히 전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