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제28차 농민 주일(16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생명을 가꾸고 길러 내어 소출을 얻는 농사는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이 시대는 우리에게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생태 사도’가 되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아빠스는 ‘기후 재난 시기에 유기농을 다시 생각하여 봅시다!’란 주제 담화에서 현대 농업은 사실상 ‘산업농’에 가깝다고 우려했다. 박 아빠스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 고엽제 등 유독 물질의 사용을 전제로 하는 농업은 생명이 아니라 ‘죽음’을 전제한다”며 “산업농의 폭력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부분이 물을 오염시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성 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토양 미생물에서 얻는 유기농을 이 모든 것의 대척점에 있는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박 아빠스는 미생물들은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해충과 잡초도 생명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농이 해충과 잡초를 박멸하려는 접근 방식을 가진다면, 유기농은 모든 생명체의 중요성과 상호 연결성을 인정한다”며 유기농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박 아빠스는 “오랜 세월 동안 화학 농약으로 말미암아 황폐해진 땅과 그곳에서 같이 죽어 가는 생명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땅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농민들이 있다”며 “이들은 우리를 회개로 이끄는 ‘생태 사도’”라고 밝혔다. 땅을 지키고 생명을 보호하는 가톨릭 농민 회원들과 우리농 생활 공동체 식구들을 대표적인 생태 사도로 소개했다. 나아가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잦아진 이상 기후는 우리의 삶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기후 재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금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따라 땅을 가꾸고 작물을 키우는 농부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아빠스는 “가톨릭 농민 회원들과 우리농 생활 공동체 회원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질서에 따라 생명을 씨 뿌리고 가꾸며 키워내는 모든 분에게 하느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며 “이들의 삶을 통해서 생태 위기 시대임이 일깨워지고 모든 생명에 구원의 희망이 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