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돌아오는 주일은 스물여덟 번째 ‘농민주일’입니다.
생명의 농사를 짓는 생태사도인 가톨릭농민들은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줄 때 희망과 보람을 얻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건데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도 농민주일 담화에서
우리농 생활공동체 회원들도 생태사도라고 불렀는데요.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생활공동체 유은연 세실리아 회장님
스튜디오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우리농 생활공동체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 위해 어떤 공동체인지부터 소개해주시죠?
▶ 우리농 생활공동체는 도시와 농촌이 공생하는 생명공동체 세상을 지향으로 1994년에 창립되었고 2018년에 서울대교구 평신도단체로 인준받았습니다. 본당에는 우리농살리기를 실천하는 우리농 활동가가 있는데요. 요즘 생태사도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에요. 생태사도직은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을 담고 있는 공동의 집을 지키는 그리스도인의 직무를 말하는데요. 바로 생태사도직에 초대받아 응답한 사람들이 우리농 생활공동체 활동가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농 생활공동체는 생태사도직 단체입니다.
▷ 기후 재난 시기에 유기농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 무엇 때문일까요?
▶ 나만 편하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생활습관이 지금의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농업도 마찬가지예요. 많이 생산해 더 큰 이익을 얻고자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유전자를 조작합니다. 그리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여 대규모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런 농업은 무언가를 죽여야 내가 사는 방식이죠. 공동의 집인 지구의 울부짖음을 외면한 채. 하지만 유기농이라 부르는 생명의 농사는 모든 생명체가 작든 크든 서로 연결돼 상호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함께 사는 공동체이기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잘 살아가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 화학비료를 쓰고 농약을 뿌려 재배하는 관행농이 자연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보면 될까요?
▶ 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농약을 써서 재배하는 관행농은 사실 산업농에 가까워요. 화학비료는 토양의 미생물을 죽이고 토양의 구조를 파괴해서 황폐하게 만듭니다. 농약과 살충제는 익충을 죽이고 그 자리에 질병과 해충을 가져오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 들어보셨을 텐데요. 꼭 필요한 익충까지 인간의 욕심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어요. 지하수가 고갈되고 오염되고, 오염된 지하수로 작물도 재배하고 그것을 또 우리는 먹게 되지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찬미받으소서 말씀처럼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오게 됩니다.
▷ 생태환경과 건강에 좋은 것을 알면서도 가격 때문에 유기농산물 구매를 못하는 분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선택을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가격이 싸디 비싸다의 문제보다는 소비습관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됩니다. 마트에 가면 1+1, 무료증정 이런 이벤트가 많은데요,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지나치면 손해본다는 느낌 때문에 당장 구매해서 냉장고에 있다가 버려지게 되는 경우가 많죠. 결국 우리가 생산한 식량의 1/3이 이렇게 버려지고 있고 우리는 버려지는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제가 우리농 본부에서 진행하는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데요. 벌레 먹은 잎이나 누런 떡잎까지도 너무 소중해서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싼 가격에 대량으로 구입해 버려진 비용과 비싸지만 버려지지 않은 비용까지 고려해본다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닐 겁니다. 좋은 정보 알려드린다면, 본당 우리농 생활공동체에서 월별로 농산물 직거래 판매를 하고 있으니 이용을 하시면 결코 비싸지 않음을 경험하실 수 있고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 이번 주일엔 서울은 명동대성당에서, 그리고 전국 각 교구에서도 농민주일 미사가 봉헌되고 장터도 열리지요?
▶ 네, 올해로 농민주일이 28회를 맞이했는데요. 교회는 매년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제정하여 이날은 교회 전체가 농민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함께 기도하며 도시와 농촌이 형제적 나눔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서울대교구 농민주일 기념미사는 낮 12시 서울대교구 우리농운동본부 이사장이신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님이 집전합니다. 특별히 쌀과 흙이 봉헌됩니다. 그리고 명동대성당과 가톨릭회관 마당에서는 우리농과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를 주제로 행사를 진행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대교구 우리농운동본부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체험거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오셔서 즐기시기 바랍니다.
▷ 지금까지 유은연 세실리아 서울 우리농 생활공동체 회장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