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제3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담화를 통해 “노인을 내버려두지 말고, 포용하자”고 당부했다. 이 시기는 특히 가정의 신앙을 대물림해주는 조부모와, 오랜 세월 사회 일원으로 삶을 일궈온 노인의 존재 가치를 상기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되어야 한다.
교황은 담화에서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조부모와 노인의 존재는 소중하다”며 “우리가 같은 유산을 공유하고 그 뿌리를 지키려 헌신하는 이들 가운데 속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들에겐 노인과 우정을 쌓아 주님의 자비를 공유하고, 노인들과 함께한 기억이 크나큰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아름다움을 깨닫길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교황이 담화를 통해 언급한 ‘노인 포용’과 ‘노인과의 관계성’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존재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노인 돌봄 기관과 노인요양원은 많지만, 우리가 곳곳에서 마주하는 연장자에 대한 포용의 마음이 사회 전반에 두루 존재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교회가 노인 사목을 하면서 노인 개개인의 생활에 대해 깊이 경청하는지. 조부모와 함께 미사에 참여하는 주일보다 손자녀 돌봄으로 옥신각신하다 마음만 상하는 일이 빈번하진 않은지.
사회든 교회든 공동체는 모든 세대가 더불어 존재해야 한다. 기관에 맡긴 돌봄이란 좁은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사회 공동체의 지혜인 조부모 세대와의 관계없이 다음 세대가 가까운 역사를 참고하고 원동력 삼아 발전하긴 어렵다. 자녀의 노부모 학대 사건, 거리의 노인 폭력이 기사화되는 횟수보다 노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도되는 일은 흔치 않아졌다. ‘포용’과 ‘관계’만 좀더 돌아봐도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 1위라는 오명도 조금은 개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