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8월, 관악구와 동작구엔 기록적인 폭우로 빗물이 허리까지 차올랐습니다.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참변을 당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극한 호우가 예상돼 신대방동 일대엔 긴급재난문자까지 발송됐습니다.

지금은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주말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지 김정아 기자가 지난해 수해 피해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 신림동과 신대방동 일대.

정부가 물막이판 설치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신대방동 일대엔 제대로 설치돼 있는 곳이 드물었습니다. 

또 빗물이 빠지는 배수로도 고무판으로 막아뒀습니다. 

물막이판뿐 아니라 모래주머니를 쌓아둔 곳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신대방역 인근 상인들에게 물었습니다. 

한 식당 주인은 주변에 수방모래함이 없어 직접 만들어 쌓아뒀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거리 앞 한 건물 1층 곳곳엔 모래주머니가 놓여있었습니다.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건물주인이 사비로 준비해둔 거라 밝혔습니다. 

왜 사비를 들여 준비를 해야 했던 걸까. 

주민과 상인 대다수가 수방모래함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신림동으로 가봤습니다. 

지난해 세 모녀 참사가 일어났던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 인근입니다.  

이 주변 일대엔 물막이판이 대부분 설치돼 있었습니다.

1층엔 모래주머니도 가득 쌓여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상인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고명서 /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인> 
"작년에 여기 피해가 심해서 허리까지 물이 다 들어오고 가구들이 둥둥 떠있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물 설치막을 해준다고 해서 지금까지 아직은 피해는 없는데 비 올 때마다 겁이 나서 컴퓨터를 올려놓고 가요."

<김동훈(가명) /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인> 
"걱정이 왜 안 돼요. 지금 전기제품 다 위로 올라와 있는데, 그래서 다 올려놓고 다니잖아요. 물막이판 신청하라고 해서 했거든요. 근데 아직 안 오네요. 그런데 그 업자들이 바쁜지 안 와요."

한 상인은 관할 구청에 물막이판을 신청했지만 지금껏 깜깜무소식이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지난해 침수 피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서울의 물막이판 설치율은 40도 채 안 되는 상황.

침수 취약시설 재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