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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133)신임 추기경과 다음 콘클라베 / 로버트 미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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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들은 로마의 주교를 선출한다. 다른 주교들과 다른,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구분되는 점이다. 오직 80세 미만 추기경들만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9월 30일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18명을 서임한다. 교황은 즉위 초기부터 추기경직은 ‘영예나 장식품’이 아니며 ‘교회에 대한 봉사직’이라고 강조해왔다. 교황은 ‘추기경직은 승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번에 임명된 추기경 18명에게도 마찬가지다. 80세 넘은 나머지 3명에게 추기경직은 그저 ‘명예’일 뿐이다.

추기경들은 교황의 특사나 대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추기경들만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교황은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의장 대행’에 평신도 두 명과 사제 한 명을 임명해 이를 증명한 바 있다. 1967년 시작된 세계주교시노드는 지금까지 29차례 열렸는데, 그동안 의장 대행은 모두 추기경들이었다.

오랫동안 교황들은 추기경들에게 자문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었고 중요한 문제의 경우 전체 추기경단을 소집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년 동안 딱 두 차례 전체 추기경단을 소집했다. 교황은 추기경들 외에도 개인적으로나 집단으로 같은 자문을 구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다른 신자들과 구분되는 80세 미만 추기경들의 역할은 콘클라베에서 투표하는 일이다.

가톨릭교회의 추기경들을 둘러싼 다른 모든 신비로운 것은 성직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주의를 ‘암’이나 ‘교회 안의 가장 큰 악’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추기경들이 교회의 다른 이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계주의’와 연결돼 있다.

추기경들은 자신들 가운데 새 교황을 뽑는다. 이는 자신들도 후보가 된다는 말이다. 교황이 새 추기경을 서임할 때마다 이들 중에 다음 교황이 뽑힐 가능성이 생긴다. 교회법적으로 이번에 임명된 18명은 9월 말 열리는 서임식 후에는 다음 교황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나이와 사목적 경험, 국제적 평판, 지성, 영성, 도덕적 청렴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아마도 교황청 동방교회부 장관 클라우디오 구게로티 추기경과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 에밀 폴 체릭 추기경 등 교황대사였던 이들은 본당 사제나 교구 주교로서의 경험이 거의 없다. 추기경들이 사목 경험이 없거나 큰 교구를 맡지 않았던 이들을 교황으로 뽑을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프란치스코회의 피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은 사목적 경험이 풍부하지만 58세라는 젊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추기경들은 한 교황이 20년 넘게 재위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에 60대 후반에서 70대 사이를 선호한다.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연이어 사임한다면 교황의 사임은 700년에 한 번씩 있었던 이례적인 일이라기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두 교황이 연속으로 사임한다면 다음 교황도 사임할 수 있다는 기대로 좀 더 젊은 교황을 뽑을 수도 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번에 서임되는 추기경 18명 중에는 적합한 교황 후보가 많지 않다. 피차발라 추기경 외에도 예수회원인 홍콩의 초우 추기경과 아르헨티나의 앙헬 로시 추기경 등 수도회 출신이 5명 더 있다. 이들은 나이는 적합하지만 추기경들이 두 번 연속 예수회원 혹은 아르헨티나 출신을 뽑을 것 같지는 않다. 살레시오회의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추기경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의 프랑소와 자비에르 바스티요 추기경은 54세로 너무 젊다. 주교부 장관 로버트 프리보스트 추기경은 성 아우구스티노회 출신이지만, 선교사로서 교구장으로서의 경험이 있어 적합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출신이다.

새 추기경 중에서 미래의 교황감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추기경단과 교회 안에서 명성을 쌓을 수 있다. 이들 중 8명은 세계주교시노드 본회의가 시작하면 비약할 수 있다. 136명의 선거권 있는 추기경 중 본회의에 참가하는 63명은 나머지 73명 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다음 서임식이 끝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콘클라베에 참가할 수 있는 추기경 70 이상을 자신이 뽑은 셈이 된다. 하지만 이들 중 많은 추기경들은 작은 교구 교구장이거나 교세가 크지 않아 지정학적 힘이 없는 나라 출신으로, 교회 안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80세 미만 추기경들의 역할이 딱 한 가지라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일 다음 콘클라베에서 성령의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로버트 미켄스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이며,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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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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