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법원이 종교가 다른 이들의 결혼(혼종혼)을 합법화한 1986년의 판결을 뒤집고 산하 법원에 혼종혼 허용을 금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인도네시아 무함마드 시아리푸딘 대법원장은 7월 17일 회람을 통해 다른 종교와 신앙을 가진 이들의 결혼 등록에 대해 법을 확실하고 통일성 있게 적용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대법원은 1974년 제정된 혼인법에 따라 “각 종교의 결혼에 관한 규율에 따라 성사된 혼인만이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관인 울레마협의회는 무슬림과 비무슬림과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몇 법원들이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의 결혼을 허용하자 무슬림 단체들이 이에 항의했다.
인도네시아 대법원은 1986년 법원 명령에 따라 혼종혼이 가능하다고 판결한 적이 있다. 이 판례에 따라 인도네시아 법원들은 혼종혼을 허용해왔고, 가톨릭교회를 비롯한 혼종혼을 허용하는 다른 종교들의 버팀목이 돼왔다.
대법원의 회람에 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가정위원회 총무 요하네스 아리산토 세티아완 신부는 “대법원의 회람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종교평화회의의 아마드 누르촐리시 국장은 “이번 대법원의 회람은 혼종혼을 가능케한 1986년 판결을 뒤집은 것”이라며 “놀랍고도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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