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차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100만 젊은이 한 자리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제37차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 함께한 한국인 봉사자들이 7월 26일 거행된 봉사자 발대 미사 후 태극기를 휘날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전 세계에서 참여한 봉사자 수만 2만 4000여 명에 이른다.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제37차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가 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막했다.
각국의 젊은이 신앙인들은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더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리스본 WYD에 참가하고자 포르투갈에 속속 도착했다. 리스본 WYD는 지난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드디어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순례단을 비롯한 전 세계 젊은이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 1일 리스본총대교구장 마누엘 클레멘테 추기경 주례 개막 미사로 막을 올린 리스본 WYD는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를 주제로 리스본 전역에서 교리교육, 젊은이 축제, 문화 체험, 십자가의 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제 성구에서 따온 대회 주제곡 ‘아 프레사 누 아’(서둘러 가자)가 전 세계 청년들을 맞이하듯 포르투갈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대회 기간 한국 순례단을 위해서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종강(청주교구장) 주교와 한정현(대전교구 총대리) 주교, 신호철(부산교구 총대리) 주교가 리스본 파티마 묵주 성모 성당에서 청년들을 위한 교리교육 교사로 나섰다. 한국 교회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포함해 주교단 10명이 청년들과 대회에 함께했다.
수많은 청년이 포르투갈 교회에서 신앙의 기쁨을 만끽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남편과 자녀 5명까지 온 가족을 데리고 WYD 순례자로 참가한 안토넬라(48)씨는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이 너무나 소중할 것만 같아 젊은이들 속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 오는 WYD 현장에 가족과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포르투대교구 페나마이오르 신자들은 소금과 꽃 등으로 태극기를 만들어 한국에서 온 의정부교구 순례단을 환영했다.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장 아메리코 아귀아르 추기경은 7월 26일 조직위원회 본부에서 가진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많은 한국 청년들이 리스본 WYD 참가를 위해 포르투갈 교회를 방문해준 데 대해 무척 기쁘다”며 뜨거운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앞서 7월 26~31일 포르투갈 각 교구에서 열린 교구대회는 교회를 청년들의 신앙 열기로 가득 채웠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 수도회 등에서 참가한 한국 청년 약 1000명도 포르투·레이리아-파티마·알그라베·브라가 교구 등지에서 교구대회를 통해 포르투갈 교회의 신앙과 문화를 만끽했다. 청년들은 신자 가정에서 홈스테이(민박)를 하며 포르투갈 가정의 신앙도 깊이 체험했다. 한국 순례단은 엿새간 교구대회에 참가한 뒤 1일 리스본 에두아르도 7세 공원에서 열린 개막 미사에 참여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막 이튿날인 2일 리스본에 도착했다. 교황은 앞서 개막 40일을 앞둔 지난 6월 23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리스본 WYD에 참가하거나, 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WYD는 진정으로 모두에게 매력적인 시간”이라며 “나는 이미 갈 준비가 됐다. 여러분과 어서 함께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르투갈(리스본)=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