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30주년 기념 미사에 참여한 가톨릭환경연대 회원들이 생태정의 십계명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지구와 생명을 지키는 외길을 꿋꿋이 걸어온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선임대표 최진형)가 7월 29일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이날 인천교구 사회사목센터에서 사회사목국장 오병수 신부 주례로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생태정의 십계명’도 선포했다. △하느님을 사랑하며 모든 피조물을 소중히 여기기 △육류 소비 줄이고 친환경 식생활 실천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길 나서기 등이다.

평신도 생태사도직단체의 시초인 가톨릭환경연대는 1993년 7월 29일 ‘가톨릭환경연구소’로 설립됐다.(1999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 당시는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1991년)으로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탄생한 가톨릭환경연대는 생명ㆍ생태환경 운동을 통한 창조질서 보전과 교회 쇄신, 사회복음화 실현을 목적으로 삼고, 30년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환경운동을 선도했다. ‘아나바다 재활용 장터’를 비롯한 본당 프로그램과 환경교리학교ㆍ자연안내자 양성교육도 대표적이다. 가톨릭 정신에 따라 배아복제 반대 등 생명윤리운동과 4대강 건설 반대ㆍ탈핵 운동에도 참여했다.

1997년부터 매년 진행한 ‘녹색기행’은 훼손 위기에 처한 곳을 찾는 여정이다. 순교 성인들의 열정을 본받기 위해 성지와 순례지도 연계 방문하고 있다. 최근엔 인천 섬과 해안 지역을 다니며 해양 쓰레기 정화 활동도 하고 있다. 아울러 ‘해양쓰레기소탕단’도 운영, 단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2000년 처음 시작한 ‘민들레 푸르니 환경탐사단’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연의 품에서 놀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2022년 발족한 탐조단 ‘날개’는 인천 용현갯벌을 찾아 조류를 관찰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연계해 ‘찾아가는 기후학교’ 사업도 하고 있다. 폐휴대폰을 판 돈을 해외 어린이 교육 후원단체 ‘올마이키즈’에 기부한다.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심포지엄과 백서 발행도 준비 중이다.

이날 기념 미사에는 전·현직 임원을 비롯한 가톨릭환경연대 회원 40여 명이 참여했다. 부모와 함께 온 이윤재(루피치노, 12, 인천 남촌동본당)군은 “회원으로서 초등학교 6년 내내 친구들과 산에 다니며 자연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며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연이 잘 보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병수 신부는 강론에서 “30년 동안 묵묵히 중요한 일을 해온 가톨릭환경연대는 요즘이 가장 주목받을 때일 것”이라며 “우리 세상이 물과 공기처럼 정말 소중한 ‘보물’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30년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라며 “여러분이 생태 사도로서 깨달은 무엇이 진정 보물이며 가치 있는 것인지를 온 세상이 알도록 잘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진형(미카엘) 선임대표는 “기후위기에 대해 다들 걱정은 많이 하지만, 실천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많다. 취미 생활에 돈과 시간을 들이는 만큼 지구를 살리는 행동에 투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