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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현 신부의 사제의 눈] 메가 이벤트는 남는 장사일까

조승현 베드로 신부(cpbc 보도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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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행사 중 국제적으로 규모나 영향력에서 파급 효과가 막대한 대형 이벤트를 ‘메가 이벤트’라고 부른다. 흔히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엑스포를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라고 한다. 그 외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 스포츠 행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메가 이벤트에 자주 연결되는 말이 바로 ‘올림픽의 저주’이다. ‘올림픽의 저주’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올림픽을 주최한 국가가 오히려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올림픽의 저주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이나 여수는 엑스포 이후 박람회장으로 조성했던 공간들이 ‘애물단지’가 되어 일부 시설은 철거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경기장을 가건물로 지은 평창에는 기념관 건물만 덩그러니 있을 뿐 동계 올림픽의 어떤 흔적도 없다.

그래서 메가 이벤트의 효과로 경제적 이익보다 홍보 효과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통신이 발달한 21세기에 맞지 않다고 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영국 런던의 손흥민 경기를, 미국 엘에이의 방탄소년단 공연을 볼 수 있는 시대에, 큰돈 들여가며 많은 이들을 모이게 하는 메가 이벤트는 홍보에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오히려 방송국과 같은 미디어를 육성하거나 K-Pop처럼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게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는 메가 이벤트를 통한 공동체의 단합을 효과로 들기도 한다. 2002년 월드컵은 대한민국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아이엠에프로 힘들어하던 국민들은 축구로 힘을 얻었다. 낯선 이들과 손을 잡고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며 하나가 되었다. 후에 이강인 선수처럼 월드컵을 보고자란 아이들은 세계로 나가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국가는 메가 이벤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자유진영 국가가, 1984년 엘에이 올림픽에는 공산진영 국가가 참가하지 않았다. 냉전 시기의 아픔이다.

메가 이벤트는 국가나 지역의 시설 확충이나 낙후된 시설의 정비를 동반한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박람회 때 세워졌다. 2012년 엑스포가 열린 여수에 KTX역이 설치되었다. 시설 정비와 확충, 자원봉사자 모집과 유지 등 사실 메가 이벤트를 치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메가 이벤트는 ‘쩐(돈)의 전쟁’이라 불리기도 한다. 국가 예산뿐만 아니라 유수의 기업이 스폰서 형식으로 이벤트에 자금을 댄다. 기업들에게는 세계인의 시선이 모이는 메가 이벤트가 광고를 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다. 항공, 호텔과 같은 숙박, 관광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 메가 이벤트 기간이다.

가톨릭에도 메가 이벤트가 있다. 전 세계 청년이 모이는 세계청년대회가 대표적이다. 1984년 로마에서 시작된 세계청년대회는 매번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한다. 2008년 호주 멜버른의 40만 명이 세계청년대회 중 가장 적은 참가인원이다.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에는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컨설팅 업체 PWC포르투갈에 따르면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개최에 따른 부가가치를 5억 6400만 유로(한화 약 8000억 원)로 추산했다. 생산적 측면에서는 최대 11억 유로(한화 약 1조 5000억 원)의 효과가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203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공식화했다. 그 외 지자체별로 준비하는 이벤트는 무수히 많다. 어떤 이벤트를 유치하든 단순히 돈 많이 드는 한철 장사에 불과하다는 식이면 ‘올림픽의 저주’에 빠질 것이다. 메가 이벤트가 추구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이벤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최국과 세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이벤트가 유치되고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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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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