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주교구 상동공소.
지난 2021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갑작스런 화재로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공소 신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기도와 도움을 통해 ‘지붕 없는 성전 기도의 벽’으로 복원됐습니다.
김영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기성 신부 / 원주교구 황지본당 주임> (2022. 1. 인터뷰 중)
“딱 서서 보면 하늘 밖에 안보이죠. 그리고 옆에는 산이잖아요. 절벽 같은 산, 이제는 하늘이 성전이 되고 또 산이 성전 벽이 되는 거잖아요. 이 모습 그대로 저희는 복원을 하려고 해요.”
상동공소가 마침내 소명의 장소로 부활했습니다.
화재 발생 2년 7개월여 만입니다.
상동공소는 먼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충만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당을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입구에서 총 33개의 계단을 세면서 올라가면 성체가 모셔진 경당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종탑꼭대기의 종은 줄을 새로 걸고 받침대를 보수해 제자리에 보존했습니다.
종탑 중앙에 보이는 예수성심상도 깨끗하게 보수했습니다.
종탑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철계단을 올라서면 ‘지붕없는 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종탑쪽 외벽은 원형대로 복원했고 후면부 외벽은 화재 이후 모습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무너진 성전을 감싸고 있는 담장은 두터운 옹벽토를 사용해 새로 쌓았습니다.
특히 세상을 위해 고통당하신 예수님과 우리 자신의 소명을 묵상할 수 있는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후면부 외벽 꼭대기에 있던 십자가는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했고 다른 두 개는 성당 측면 게이트 두 개를 복원하면서 똑같이 제작해 설치했습니다.
돌제대를 설치해 순례하는 이들이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그 앞에서 십자가의 길 14처를 묵상하게 했습니다.
제단을 복원하면서 빈 감실도 재설치했습니다.
이를 바라보고 묵상하는 모든 이에게, 성체를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살아가는 성전이 되라는 소명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 디자인한 제대 십자가는 성당 지붕에 씌웠던 아연강판 일부를 잘라 십자가에 교차하게 설치했습니다.
예수님의 돌아가심과 내려지심, 그리고 부활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렇기에 6일 거행된 봉헌식은 고난과 고통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참나’를 발견하는 복원과 희망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봉헌미사에서 상동공소가 아름다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조규만 주교 / 원주교구장>
“기도도 많이 봉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모금에 동참해 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협조해 주신 영월군과 태백시 당국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편 공소 마당 왼편에는 이영섭 신부 동산을 조성했습니다.
이 신부의 사목적 열정으로 광산지역에 천주교 신앙이 뿌리를 내리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광산지역에서는 이 신부를 광산촌의 사도라 부릅니다.
CPBC 김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