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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두의 시노드인가

[한창현 신부의 모두의 시노드] (2) 시노드를 통한 공동체의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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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는 교회의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여 도출한 결과를 존중하여 권위 있는 지도자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교회 고유의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이러한 시노드의 원형은 ‘예루살렘 사도 공의회’(사도 15장; 갈라 2,1-10 참조)에서 처음으로 구체화 되었습니다. 예루살렘 공의회는 교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서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하느님의 활동에 대한 증언과 서로의 판단을 교환하고, 공동체가 함께 성령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식별하는 가운데 합의에 도달하였습니다.

공동체적 식별과 공동 합의의 과정인 시노드는 어원적으로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서의 예루살렘 공의회에서는 온 교회가 마지막 결정에 참여하였습니다.(사도 15,22) 이후 시노드는 초세기부터 점차적으로 교리·전례· 교회법·사목적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소집되는 교회의 집회들을 지칭하는 데에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건의 투표권만을 가진 대의원회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함께 걸어가는 여정으로서의 시노드는 물리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최종 결정에 참석하는 공동 합의의 절차를 구현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교회는 보편 교회 차원의 공동합의적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주교 시노드(2015년 10월 17일) 개막 연설을 통해 함께 걷는 여정으로서의 시노달리타스(시노드의 정신)는 단지 결정을 누가 하느냐보다 세세한 합의의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는 함께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 자체가 가진 역동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노드를 위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서 교회 구성원들은 각자가 책임감을 갖고 협동하며 공동선을 위해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실제적인 시노드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의견만 개진하도록 요청받은 교회 구성원들에게 시노드의 정신을 설명하고 수용하도록 하는 것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시노드 정신의 강조와 더불어 시노드 과정을 통해서 각자가 얻을 수 있는 영적인 유익에 대한 부분을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는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이라는 문헌(114항)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줍니다. 문헌에 따르면 “공동체적 식별은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에 필요한 기도, 묵상, 성찰, 연구의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모든 감정과 생각을 정화시켜 주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성령에 대한 열림을 약화할 수 있는 모든 장애물로부터 복음적 자유를 찾으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라고 밝힙니다.

시노드는 교회 구성원 모두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는 노력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는 공동체적 식별은 그 자체로 하느님 백성들이 하느님의 뜻을 찾는데 열려 있도록 초대합니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시노드 최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각자는 자신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활동에 머물도록 초대받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동안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고 성령께 자신을 열어 드리지 못한 신앙인은 시노드가 영적 정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시노드의 공동체적 식별을 통해 개인의 신앙이 교회의 신앙으로 성장한다면, 교회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들이 받은 영적 은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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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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