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성전 봉헌 미사 2021년 화재 흔적 살리고 지붕 없는 성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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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던 원주교구 상동공소가 다시금 교우들 곁으로 돌아왔다.
상동공소를 관할하는 원주교구 황지본당(주임 김기성 신부)은 6일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상동시장길 35-6 현지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봉헌 미사를 거행했다. 앞서 상동공소는 2021년 1월 1일 발생한 화재로 성전 제대와 십자가, 지붕 등이 불에 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후 본당은 신자들과 교구의 지원과 기도에 힘입어 지난해 4월부터 복원공사에 돌입해 신자들을 위한 기도 공간으로 탈바꿈해 다시 문을 열었다. 화재 발생 2년 7개월여 만에 공소가 기도와 신앙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화재의 상흔은 남아 있지만, 본당의 노력 덕분에 다시금 성전이 문을 열었다”면서 “지원과 기도로 함께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조 주교는 또 처음 성전이 화재를 입었던 때를 언급하며 “새해 첫날부터 이게 무슨 뜻일까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화재로 숯덩이가 된 성체 일부를 최양업 신부와 이영섭 신부의 묘소에 뿌렸고 일부는 제가 보관하다 오늘 가져왔고 앞으로 이를 상동공소에서 계속 보관하게 할 예정”이라며 “하느님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성체 안의 주님의 신비를 되새기며 성체에 대한 우리의 사랑과 신앙을 드러내는 기회로 만들기를 바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주임 신부는 “교구와 교우들의 뜻에 따라 상동공소가 지붕 없는 공소로 복원됐다”면서 “복원된 상동공소가 이제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려는 이들의 희망의 장소가 돼 하느님을 만나고 ‘참나’를 발견하는 소명의 장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복원된 상동공소는 하늘을 지붕 삼고 산을 벽으로 삼아 기도하는 ‘지붕 없는 성전 기도의 벽’ 형태로 지어졌다. 특히 2층 후면부 외벽은 화재 당시 그을린 흔적 등을 그대로 남겼고, 전면부 외벽은 화재 전 모습으로 복원해 화재 전후 모두의 역사를 성당 안에 담았다.
사제관으로 쓰였던 1층은 경당과 친교의 장소로 조성됐고, 앞마당에는 1959년 공소가 본당으로 승격하던 당시 초대 주임을 지냈던 고 이영섭 신부를 추모하는 ‘사제 이영섭 동산’이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