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전국 교구장 메시지 발표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순택 대주교는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를 주제로 발표한 메시지에서 “교회는 많은 사람,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더 적극적으로 함께해야 한다”며 “성모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하신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빛과 희망을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팬데믹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차이가 더 심화했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환경문제, 빈곤, 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 교회도 눈에 띄게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성모님의 자기희생의 모범을 본받고, ‘정직성’의 회복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실천해야 할 때”라며 “우리 교회도 스스로를 성찰하며,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역할을 더 겸손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다시금 일깨웠다.
정 대주교는 “성모 승천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널리 퍼져나가도록 우리의 어머니,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자”며 “특별히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 민족이 분단의 대결 속에서 생겨난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고,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 온 겨레가 함께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평화를 위한 형제애가 필요합니다’ 주제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를 발표, 전쟁과 적대감 등 갈등이 심각한 세계 정세를 우려했다.
이 주교는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과 분쟁, 갈등 상황을 생각할 때,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늘날을 ‘제3차 세계대전의 시대’라고 하신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을 멈춘 지 70년이 됐지만,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남북의 통치자들은 마음을 닫은 채, 서로 간의 반목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주교는 “이런 현실에서 평화를 더욱 간절히 열망하게 된다”며 평화를 위한 형제애를 강조했다. 또한 형제애를 생태환경 보존 문제에까지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이 주교는 “기후 위기는 생태환경에서 스스로 시작된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인류가 벌인 ‘인간의 문제’”라며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듯, 해마다 심각해지는 이상기후 현상 앞에서 ‘생태적 회개’는 강력히 요구되는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눈앞의 걸림돌이 있더라도, 놀라운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주님과 그 곁에서 항상 기도해주시는 성모님께서 우리 모두를 하느님 나라를 위한 길로 좋게 이끌어주시리라 믿는다”고 희망했다.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는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를 주제 메시지에서 “성모님께서는 일생을 온전히 주님께 봉헌해 참된 믿음의 삶이 어떤 것인지,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어떤 상을 받게 되는지 보여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성모님의 승천은 주님을 온전히 따랐던 성모님이 천상영광에로 들어 올림을 받았고, 우리 역시도 그 길에 불림을 받았다는 표지”라며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의 믿을 교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주교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시노드 교회”라며 “시노드 정신의 근본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닮게 창조된 존재이며, 하느님의 자녀이고, 성모님의 자녀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성원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이며 성모님의 자녀로서 존중받는 공동체가 교회이고 하느님 나라”라며 “주님께서 원하시고 성모님께서 도와주시는 교회 공동체를 함께 건설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