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재진 바오로(신문취재팀 기자)
와인 시음, 크루즈 팸투어, 뮤지컬 관람, 박물관 관람.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 관광을 위한 일정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공무원들의 출장 일정이다. 최근 한 일간지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총 사업비 1137억여 원이 들어간 새만금 세계 잼버리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던 이유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는 사실 개막 이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었다. 장소 선정을 시작으로 개막 후에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속출, 부실한 시설과 식사, 안일한 운영에 성범죄 의혹까지. 정부, 기업, 민간에서 ‘수습’하려 했지만 말 그대로 ‘수습’일뿐 새만금 잼버리는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땅에 떨어져 썩은 과일을 썩은 부분이 보이지 않게 포장해 판매해도 결국 썩은 부분은 드러나는 법이다.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이 아니었다면, 총 사업비의 74를 조직위 운영비에 쓰지 않았다면 새만금 세계 잼버리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갔을지 모른다. 잼버리 준비를 핑계로 해외여행에 마음이 들떠 결재를 올리고 술잔을 기울이며 휴가 계획을 짰을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국제적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보게 되는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에 대한 기사는 이제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도 마찬가지다. 매번 기대하지만, 이번에도 확실한 책임자 처벌은 뒤따라야 한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23 세계청년대회가 6일 파견 미사를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얼굴은 대회기간 내내 기쁨으로 가득했다. 다음 대회인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서울에서 개최된다. 대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서울에서 개최하게 될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얼굴이 기쁨으로 가득하길, 새만금 세계 잼버리에서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다시 드높일 수 있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