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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134)교회 밖에서 이뤄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혁명/ 존 알렌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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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혁명가로 바라보고 있다. 교황은 최근 스페인어 잡지 ‘비다 누에바’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의견을 제시했다. 교황은 “나는 내가 비평가들의 신발 속 돌멩이와 같고 이들에게 어느 정도 고통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교황이 교회 내 반대파를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언급은 국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나왔다.

교황의 관련 발언은 다음과 같다. “남아메리카 나라들은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 희생자입니다. 실제로 제국주의는 민중을 짓밟고 이들의 정신적 독립성을 빼앗습니다. 볼리바르와 같은 남아메리카의 영웅들은 이들을 해방시켰습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를 경멸합니다. 때문에 내가 이러한 문제들을 꺼낼 때마다 비평가들의 신발 속 돌멩이가 되어 이들에게 어느 정도 고통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황은 어떤 제국이 남아메리카에 악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유럽의 식민주의 유산과 남아메리카에서 보이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 주도권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의미에서 ‘혁명적’이 되기 위해서는 그저 과거와 단절해 한쪽 편에 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혁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바꾸고 과거의 선택을 거부하고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가톨릭교회 내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방면에서 혁명적이라기보다는 진보적으로 비친다. 교황은 1960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불거졌던 다양한 형태의 교회 안 이슈들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대부분 유럽과 북아메리카교회에서 선도적으로 이끌었던 이슈들로, 수십 년 전 독일 신학자들과 사목자들이 제기했던 재혼자에 대한 영성체 허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가톨릭교회의 오랜 역사 안에서 진보적인 교황과 보수적인 교황의 교차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며 분명 혁명적인 일도 아니다. 반면 계속되는 역사 안에서, 적어도 최근 1000년 동안 가톨릭교회, 특히 그 중심인 교황청은 서구 문명과 유대를 맺어왔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이 펼쳐지고 있다. 서구 중심의 사고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교황이 벌이고 있는 가장 큰 혁명은 우크라이나와 관련돼 있다. 미국 스타일의 정치·경제적 자유주의와 푸틴의 ‘관리된 민주주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지에 대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 그저 자국 이익이 중요할 뿐이다. 서구 민주주의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에 대해 선천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기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미국 특파원 페데리코 람피니는 8월 말 열릴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앞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았다. 람피니는 그곳에서 남반구 국가 정상과 주민들의 서구에 대한 불만을 모아 기사를 썼다.

남반구 국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국제 금융 시스템은 같은 방식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불고 있는 반이주민 국수주의에 대해 불만이다. 현 위기를 낳은 2011년 리비아의 카다피 제거는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에 익숙하다면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 교황청이 큰 목소리를 냈거나 적어도 은연 중에 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이야기하자면 교황청의 전통적 정체성이 서구 중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 이전의 일이다. 그리고 이는 대체로 가톨릭신자 인구 변동에 따른 것이다. 21세기 중반이면 전 세계 가톨릭신자 4분의 3이 유럽과 북아메리카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최초의 남반구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느 정도 이를 가속화했고, 이를 다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구의 관점에서 정의된 정치적 논쟁에서 어느 쪽에 서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혁명은 서구 관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아마도 서구인, 특히 미국인은 여러 측면에서 교황청이 이제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맞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부의 신발에 돌멩이를 넣었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이다. 교회 바깥으로 교황이 던진 것은 그저 신발 속 돌멩이가 아니다. 교황은 세상에 큰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존 알렌 주니어

교황청과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 크럭스(Crux) 편집장이다. 교황청과 교회에 관한 베테랑 기자로, 그동안 9권의 책을 냈다. NCR의 바티칸 특파원으로 16년 동안 활동했으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 타임스, CNN, NPR, 더 태블릿 등에 기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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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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