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개최될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행사가 아닌, 현대 사회의 무한 경쟁 속에서 가치를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하느님과 만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돌아보며 일치하는 큰 계기로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서울 WYD를 한국 교회가 지닌 복음 전파의 풍부한 경험을 다시금 세계에 증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2027 서울 WYD 개최와 관련해 포르투갈 리스본 현지에서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세계청년대회를 어떠한 행사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준비하는 기간과 본대회, 그리고 대회 후 나눔의 시간 모두 하느님을 만나는 과정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준비하는 4년이 청소년과 청년들이 교회의 주역으로서 젊은 리더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게끔 교회는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고 의미를 더했다.
정 대주교는 “한국의 교육 환경은 많은 젊은이가 사회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도록 이뤄지지 못하고, 그저 입시와 점수, 더 좋은 대학과 직장이라는 무한 경쟁에만 너무 노출되고 휘둘리고 있다”며 “세상이 환상처럼 심어주고 있는 물질적인 가치관과 행복을 버리고 진정한 꿈을 찾아야 하는데, 젊은이들은 이른바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서울 WYD가 젊은이들이 꿈을 찾고 키우는 시간이 되고, 청년 리더로 성장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는 세계청년대회를 마련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삶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고, 하느님과 만남의 체험을 해낼 수 있도록 교회가 마련해주는 자리가 곧 세계청년대회라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2027 WYD 유치 및 개최 주비위원회’ 부위원장 양주열(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장) 신부는 “서울 WYD의 개최는 한국 교회가 경험했던 복음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증거하고, 그 결실을 공유하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젊은이들을 믿고, 그들이 기쁨을 드러낼 장을 만들어주며, 평신도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WYD 의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서울 WYD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리스본 WYD에서 봉사자로 참여해 현장 곳곳에서 하느님을 체험한 젊은이들도 서울 WYD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목소리를 보탰다.
박지연(루치아나, 28, 대만한인본당)씨는 “장애를 가진 폴란드 친구들을 지원하는 팀에 배치된 것을 비롯해 귀한 한국인 봉사자들을 만난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며 “예기치 못한 일이 쉴새 없이 일어나는 WYD 현장이니만큼 어느 때보다 하느님께 더욱 의탁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 현장인 WYD에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서울 WYD가 되도록 저 또한 끊임없이 기도하고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세비(라파엘라, 21, 의정부 야당맑은연못본당)씨는 “현지인들이 조건 없이 베푸는 친절과 배려로 낯선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고 봉사할 수 있었다”며 “서울 WYD에서는 문화도, 언어도 다른 전 세계 청년들이 더욱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 공지와 안내가 신속히 공유되는 시스템이 갖춰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우현주(효주 아녜스, 22, 부산 안락본당)씨는 “무더운 날씨로 광장에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쓰러지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지만, 당장 물을 뿌려주는 것 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위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서울 WYD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젊은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대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