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처 중 하나로 출판사를 담당한다. 그래서 매주 다양하게 새롭게 출간되는 책들을 먼저 만나보는 나름의 특혜를 누린다.
최근 들어서 눈에 띄는 것은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한국, 미국의 작가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신앙의 시선으로 마주하는 독특하고 신선한 내용들이었다.
‘새끼손가락을 꼭 붙잡고 다니는 아이’, ‘가족들 누구의 손이든 답삭답삭 잡는 세 번째 아이’의 진실하고 간절하고 순수한 에너지에 감탄하는 한 미국 작가는 ‘눈만 똑바로 뜨면 천사는 어디에나 있는 듯하다’고 토로한다. 그것은 그에게 기적이요 기도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노래다.
한국의 한 작가는 가파른 비참과 절망을 거친 후 ‘가장 작은 것들이 선물이지요’라고 한 줄리아 달링의 시를 전하며 하루의 자잘한 순간에 숨어있는 기적 같은 은총과 선물을 이야기했다.
독일의 신학자 카를 라너 신부는 「일상」을 통해 일하고 먹고 웃고 자는 행위의 의미를 밝혔다. ‘너의 일상이 초라해 보인다고 탓하지 말라. 풍요를 불러낼 만한 힘이 없는 너 자신을 탓하라’는 릴케의 인용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가장 단순한 생활 속의 일들이 한편 가장 어려운 일임을 알게 해준다. 그에 따르면 ‘일’은 ‘공동선을 향한 순종과 극기이며, 제대로 된 일이란 사랑이 깃드는 몰아의 태도’다. 위 작가들의 책을 기사로 쓰며 ‘일상’을 다시 펼쳐보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를 맞으며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흉흉한 세상 속에서 일상 삶에서 정신과 가치를 찾는 것은 지금 꼭 필요한 질문인 것 같다.
이주연 미카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