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을 맞아 “화석 연료 기반 시설의 계속적 추구와 확대를 중단하고 이를 억제하여 공정한 전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아빠스는 ‘정의와 평화를 흐르게 하여라’를 주제로 발표한 담화에서 “올해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담에 모일 세계 지도자들이 이 급변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올바르게 대응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 정부 또한 탈석탄법 제정을 비롯해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하고자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며 “4대강의 재자연화와 설악산 국립공원을 포함한 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책임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이 자연과 피조물에 대한 적절한 태도를 가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계속해서 정의롭지 못한 부담과 생태적 빚을 남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구약 성경 아모스서(5,24)에서 영감을 받은 ‘정의와 평화를 흐르게 하여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창조 시기(9월 1일~10월 4일)를 맞아 전 세계 그리스도인과 공유하고자 하는 주제다. 이와 함께 교황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마음과 생활양식, 공공정책의 변화를 결의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아빠스는 “정의는 윤리적인 덕으로서, 마땅히 하느님께 드릴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려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의지”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정의는 인류 공동체를 넘어,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 함께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에게도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속 가능한 곳으로 변화시키고자 기도하는 이 창조 시기에 모든 그리스도인의 진심 어린 생태적 회개가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도록 함께 기도하자”며 “피조물에 대한 정의가 강물처럼 이 세상에 끊임없이 흐르게 해 ‘생태적 회개의 바다’를 이루자”고 역설했다.
한편,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9월 1일 오후 4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박 아빠스 주례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후에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거리행진이 이어진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