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이 후쿠시마 핵폐기 오염수를 바다에 내다 버리기 시작한 지 이틀쨉니다.
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해온 한국 천주교회로선 '생태적 회개'와 '연대' 활동이 더 절실해졌습니다.
윤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안과 우려 속에 맞이한 일본 후쿠시마 핵폐기 오염수 해양 투기.
적어도 30년 이상, 134만 톤이 넘는 오염수를 바다에 내다 버리는 건데,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에 따르면, 7개월이면 제주 앞바다에 오염수가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칭화대 연구팀 역시 1년 뒤에는 우리나라 영해 전역이 영향을 받는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일본 정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결국 해양 투기를 강행했고, 한국 정부도 동조했습니다.
하지만 오염수의 안전성과 해양생태계 파괴 우려는 여전합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 담화에서 다핵종제거설비, ALPS로 처리하지 못한 오염수가 전체의 약 70나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기석 신부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안정될 때까지, 사고 처리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 오염은 정말로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처리수를 보관하는 탱크의 80에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 미만까지 떨어지지 않은 물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880톤으로 추정되는 후쿠시마 원전 1, 2, 3호기 핵연료 잔해를 본격적으로 반출하는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어민들은 물론 60년 넘게 물질을 해 온 제주 해녀 신자의 부르짖음은
건강과 직결된 생명과 생존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옥랑 크리스티나 / 제주교구 한림본당>
"저희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서 오염된 물을 안 먹으려고 입을 다물어도 자연적으로 바다가 출렁하면 그 물을 자꾸 마시게 돼요. 그걸 내뱉으려고 해도 벌써 목 안으로 넘어가요."
주교희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는 일본 정부가 핵발전 오염수 투기를 강행하게 된 근본 배경엔 "핵발전의 위험성이 깔려 있다"며 "이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기석 신부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애써야 할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 앞으로 핵발전소 위험성을 인지하고 에너지 전환을 이루는 데 관심을 좀 더 많이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지구 생태계 파괴가 인간 생명과 안전, 생존과 직결된다고 보고,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며 이를 막기 위한 연대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강우일 주교 / 前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모든 선의의 형제들과 강인한 어떤 연대를 이루면서 변화와 쇄신을 추구해 나가도록 하십시다."
지금 당장 눈 앞에 현실이 되어 버린 일본의 핵폐기 오염수 투기는 '생태적 회개'와 '연대'가 더욱 절실해졌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