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12년 만에 30년간 쏟아부을 오염수를 지구 공동의 어장인 바다로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국내외 우려를 보란 듯이 무시한 채 방류를 단행했다. 일본의 어민들과 시민사회, 그리고 한국과 인근 국가들의 걱정도 현실이 됐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오염수 방류를 두고, 정치적 견해를 덧씌운 논쟁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중도, 진보 성향 매체들이 국민들 우려와 정부 책임에 초점을 맞춘 반면, 보수 매체들은 풍평 피해(허위 정보 유포로 인한 피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단속하는 모양새다. 희한하게도 국내에서도 똑같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치명적인 핵종이 녹아 있는 방사능 오염수 134만 톤을 자연, 그것도 인간이 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피조물의 생태계로 쏟아붓는 상황에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행위에 대해 일본과 한국 정치권, 언론, 사회가 돌아봐야 한다. 나아가 지구 생태계를 이루는 한가족인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이토록 가볍게 무시해서도 안 된다.
오염수 방류는 한 세대를 넘어 원자로 폐로까지 반세기가 걸리는 문제다. 돈의 논리, 인간의 시각에만 갇힌 환경 파괴는 지금보다 더한 기후위기와 환경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일본은 올해 지구 상에 핵폐기물을 버리는 역사를 썼다. 과거 침략 전쟁에 이어, 자연과도 평화를 깨뜨린 장본인임을 자처했다. 이럴 거면 어릴 때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작은 실수에도 철저히 미안함을 표하도록 가르친다는 일본의 ‘스미마셍’ 문화도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