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 사제인사가 최근 잇따랐다. 먼저, 사목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성사전담사제로 활동하게 된 원로 사제들에게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모든 믿는 이들과 하느님을 믿기 위해 교회를 찾은 이들, 그리고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두는 신앙의 새로움을 알려주고 기쁨을 맛보게 한 모든 수고와 희생적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 이제 성사전담사제로서 교회와 교우들의 삶 안에 영적 기쁨이 넘쳐나도록, 또 많은 이들이 주님과 인격적 만남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그리고 교회의 선익이 될 수 있도록 풍부한 사목 경험을 후배 사제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줄 것을 청한다.
새 사목지로 부임하는 사제들에게도 축하 인사를 드린다. 본당은 그 지역에서 사는 교회의 현존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인 생활이 성장하는 장소이며, 대화와 선포, 아낌없는 사랑 실천, 그리고 예배와 기쁨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복음의 기쁨」 28항 참조) 본당으로 부임하는 사제들에게 무엇보다 교우들과 본당 공동체 안에 머물길 당부한다. 사제를 찾아오는 교우들이 헛걸음하지 않게, 성당 안에서 누구나 사제를 쉽게 만나 면담하고 성사를 받을 수 있게 교우들 곁에 머물기를 청한다.
인사에는 공정한 직무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성직자의 사목 활동을 사회와 일반 기업의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제 개개인의 직무와 사목 활동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있어야 한다. 일정 기한에 맞춘 순환식 이동은 현실에 맞지 않다. 사제들이 사목 일선에서 지치고 낙담하지 않도록 적성과 능력, 사목 역량, 선교 달성 지표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제도가 보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