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서울 신림동에서 호신용품으로 판매되는 너클을 양손에 끼고 처음 본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해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충격과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인터넷에서 1만 원도 안 되는 돈이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너클, 과연 호신용일까요?

흉기와도 같은 호신용품의 판매와 소지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앵커] 인터넷에서 ‘호신용품’을 검색하면 너클을 비롯해 삼단봉, 진압봉, 접이식 나이프, 호신용 스프레이 등이 쏟아져 나옵니다.

단순 방어용인지, 살상용인지 구분 안 되는 물건이 대다수입니다.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 너클은 손가락에 끼워 쓰는 무기입니다. 

금속 너클은 사실상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위력을 보입니다. 

금속 너클은 얼마 전 발생한 신림동 강간살인 사건에서 피의자의 범행 도구였습니다.  

호신용품이 흉기로 쓰인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신용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살상력을 구분해 판매와 소지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너클을 무기로 규정해 소지를 금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1개 주에서 너클 소지를 불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클과 같은 위험한 물건의 판매와 소지를 금하는 법률 자체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격적 성격이 강한 호신용품에 대해서는 판매와 소지를 규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웅혁 /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결국은 그것(너클)이 상당히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 시키는 하나의 불법 무기에 해당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도 사실상 금속 불법무기로 취급하는 경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관련법에 규제 또는 허가 또는 일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요.”

더 나아가 불법무기 판매 및 소지를 규제하는 법안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이보다 또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규제 품목으로 정해놓더라도 사실상 휴대하고 다니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사전에 수상한 상황에서 탐지하고 압수를 할 수 있는 그와 같은 경찰 활동에 불심검문의 확대도 동반되어야 실효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경찰청과 법무부도 살상력이 강한 물건의 판매와 소지를 규제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해외의 입법사례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는 지를 확인하고 관련 법 개정 여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