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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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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교사가 사랑했던 학생들과 함께 지냈던 학교에서 세상을 등졌다. 취재를 위해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8월 25일, 교사가 세상을 떠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추모화환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검은색 옷을 입고 교문을 나서는 동료교사 뒤로 화환에 적힌 메시지가 겹쳐졌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길…’, ‘선생님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세상을 떠난 젊은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는 현재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었다.

사회적 규칙과 윤리, 삶에서 필요한 가치들을 배워야 하는 학교에서 이를 가르칠 수 없게 된 교사들. 교육 공동체가 파괴된 현장에서 무력감을 호소하는 교사들의 외침 끝에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싶다”는, 이제는 빛을 잃은 교육자로서의 신념이 남았다. 존중과 배려, 사랑이 사라진 공동체에 남은 어둠. 어디엔가 남아있을 빛을 찾고 싶었다.

“저희 아이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신데 당연히 믿어야죠”, “제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는 것을 학교 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끼게 됐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행복하고 좋은 어른이 되는 길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취재하며 만난 가톨릭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 공동체 안에서 서로 신뢰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가톨릭 학교의 원동력은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하며 ‘우리’가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존중과 사랑으로 빚어낸 가톨릭 교육 공동체는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점점 확산시키고 있었다. 교회가 세상에 전한 가치는 어둠을 이기는 빛을 만들었다. 우리는 어느 쪽을 향해야 할까. 답은 당연히 빛이다.
민경화 루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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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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