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충청북도 증평군 최초의 도 등록문화재가 된 ‘증평 천주교 메리놀병원 시약소’가 국가등록문화재 승격 추진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증평군은 8월 30일 청주교구 증평본당 주임 김영환 신부와 이재영 군수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증평 천주교 메리놀병원 시약소 군 최초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 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이재영 군수는 “시약소는 한국 전쟁 직후 우리나라의 열악했던 의료 체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건립된 지 30년 동안 충북 지역 거점 병원의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앞으로는 시약소 가치 제고를 위해 학술대회 개최,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추진, 시약소 주변 경관 개선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메리놀병원은 1956년 12월 메리놀수녀회에서 의사 수녀 1명과 간호사 수녀 2명을 파견하고 분원을 설치하면서 ‘증평병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1957년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3개 진료 과목과 함께 본당 내에 선구적으로 의료보험을 개설, 청주 북부지역 17개소 순회진료를 시행하며 지역 의료의 거점 역할을 했다. 한 해에만 6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제 시행과 함께 본당 의료보험이 폐지되면서 1990년 9월 문을 닫았고, 2014년 메리놀병원이 철거된 뒤 부속 시설인 시약소만 남았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확대, 병원 수 증가 등 변화에 따른 것으로, 메리놀병원 시약소의 역사는 우리나라 병원 발달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이에 군은 내년부터 메리놀병원 시약소 종합정비기본계획 수립,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신청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유산 활용사업, 자체 교육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