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태아가 무참히 살해당하고, 아픈 사람은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스스로 삶을 포기합니다. 과연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유와 다수의 행복, 사회적 합의에 의해 생명이 무참히 희생되는 오늘날, 마냥 좋은 것이라고 여겨온 우리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생명교육 ‘이슈로 보는 가톨릭 생명윤리’가 10월 21일부터 29일까지 두 주에 걸쳐 주말 동안 열린다. 이는 올해 초 신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진행된 생명 연수의 연장으로, 많은 이가 가톨릭 생명윤리를 바탕으로 이 땅에 생명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교육연구부는 8월 26일~27일 이를 위한 사전 모임을 열고, 질 높은 생명 교육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교육 대상이 신학생에서 생명윤리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로 확대된 만큼, 강의 방식·토론 주제·사례 선정과 같은 전반적인 교육 진행과정을 손질했다. 사전 모임에 참여한 교육위원들은 이번 교육으로 우리 사회에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전파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모두 자발적으로 교육위원에 참여해 봉사하고 있는 전문 인력들이다.
해외 입양 통역사로 일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유연실(젬마) 위원은 “입양에 대해 논할 때 많은 사람이 해외 입양에 반대하고 있지만, 찬반에 앞서 입양해야 할 아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생명을 올바로 알고 귀하게 여기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했다”며 “생명의 존엄성은 윤리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적절히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 없어 평소 안타까움이 컸다”고 밝혔다.
청주성모병원장이자, 교육위원인 이준연 신부는 “교구 가정사무국장,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위원 등 생명과 관련된 여러 직책을 역임하면서 교회가 생명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지만, 그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며 “기존 교육 방식의 변화와 더불어, 주입식보다는 보편적 사례를 중심으로 교회가 왜 ‘안 된다’고 하는지 이해시키고, 대안을 같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각 교구의 생명 담당 사제와 생명 운동가들이 교육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 신부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더욱 확산하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는 교회가 믿는 생명의 존엄한 가치를 더 많은 이에게 알릴 필요가 커졌음을 보여준다”며 “생명윤리라고 하면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성을 지닌 교육위원들과 보다 쉽게 진리를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현대사회에서 쉽게 일어나는 생명경시 사건을 직접 찾아보고 스스로 생각하며 배울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며 “생명 존중의 가치를 알면서도 마땅히 설명하기 어려웠던 이들도 그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도록 교육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슈로 보는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 일정은 9월부터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원은 최소 15명이며,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