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지진 피해자와 연대 당부, 서울 등 보편 교회도 지원 약속
구조대원들이 10일 모로코 아미즈미즈에 위치한 건물 안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OSV
지난 8일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000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보편ㆍ지역 교회가 잇달아 애도 메시지를 내고 모로코 국민과 함께 연대해 나갈 뜻을 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진 발생 직후인 9일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전달한 전보를 통해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모로코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교황은 “지진 피해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희생자들과 부상자들 그리고 재난으로 집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교황은 1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가진 주일 삼종기도에서도 모로코 지진 피해자들을 기억할 것을 요청하며 “부상자들과 목숨을 잃은 사람들, 이들의 유족을 위해 기도하며, 지진 현장에서 고생하는 구조대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모로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그들과 연대하자”고 당부했다.
모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이번 지진으로 11일 기준 2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OSV
모로코 라바트대교구장 크리스토발 로페즈 로메로 추기경은 9일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모로코 공동체 내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마라케시와 와르자자트에 위치한 성당 일부가 작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재난으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과 연대에 나서줄 것을 모든 공동체에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로메로 추기경은 “우리 교구는 카리타스를 통해 긴급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며 “고난에 처한 형제자매들을 돕고,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자”고 권고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도 12일 애도문을 내고 “희생자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역시 11일 애도 서한을 통해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지역 교회들도 애도 메시지를 내고 지원금을 전달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CEI)는 30만 유로에 달하는 지원금을 “현지 카리타스를 통해 모로코 지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마태오 주피 추기경은 “우리는 지진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모로코 형제자매들과 깊은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교회는 끝까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로코는 지난 8일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현재(12일)까지 2800여 명이 숨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OCHA)은 3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ㆍ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외신들은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가 최대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재산 피해 역시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